서정화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
체벌금지 등 환경급변에 무력감
교원들이 교육에 실망감을 느끼고 교직을 떠나려 하는 데에 체벌금지 등으로 인한 교권 추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는 교원들이 교육에 회의를 느껴 실의에 빠져 있으며 불만이 가득함을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학교 교육 활동을 주도해야 할 중견 교원들이 앞다투어 명예퇴직을 신청하는가 하면 언제 교직을 떠나는 것이 유리한지를 저울질한다 하니 교원들이 교육 활동에 힘을 쏟지 못해 발생할 학생들의 학력 저하는 물론이고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지도 걱정스럽다.
그동안 교사와 교장 위주의 교육 활동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 수요자 중심 교육으로 전환되면서 학교 운영방식의 민주화와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 노력은 바람직한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제까지의 학습활동과 학생지도 방식에서 벗어난 갑작스러운 많은 변화로 일선 학교 교원들이 소극적으로 교육 활동에 임하게 된다면 이는 학교 교육 붕괴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앞으로 학생들의 복장이라든지 두발, 체벌, 학교급식, 방과후 학교 운영 등 학습활동과 학생지도는 기본적으로 학교장과 교사들의 자율적 결정과 실천에 맡겨야 한다. 학교 상황 파악이나 교육 활동 수행에 대한 교원들의 전문적인 판단 및 실제적인 경험은 행정가들이나 의사 결정자들보다 앞서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욱이 교원은 물론이고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가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와 조언 등을 토대로 학교장이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사 성취감 높일 방안 마련을
또한 교원들이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데 성취감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자극하고 유도하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교육 여건이나 교육 인프라 구축은 교원들의 전문성을 신장시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모든 자질과 역량을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학교 교육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경영하는 학교장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찬 활동을 늘리면서 유능한 학교장에게 주는 인센티브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서정화 홍익대 교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