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홀로서기 부담스럽지만 ‘자율-사립’ 걸맞은 교육 자신”
“처음 가는 길이지만 반드시 성공하도록 모든 힘을 쏟을 것입니다.” 3월부터 전국적으로 자율형 고교가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대구 경북지역 자율형 고교들도 새 출발 준비에 한창이다. 대구 경북 최대 사학재단(12개 중고교)인 협성교육재단 신철원 이사장(45·대구사학중고교연합회 부회장·사진)은 19일 “자율형 사립고는 경영 면에서 모험이지만 새로운 교육 모델이라는 점에서 가슴이 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단 학교 가운데 올해부터 자율형 사립고로 바뀌는 경일여고(대구 남구 효성로)에서 학교 운영에 관한 고민과 비전을 기자에게 들려줬다.
그는 “자율형 사립고라는 새로운 모델 앞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지만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사립학교라는 이름에 맞는 교육을 비로소 해나갈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대구 경북 자율형 고교 18곳 가운데 사립은 6개, 공립은 12개이다. 사립은 등록금이 공립에 비해 3배가량 많은 대신 교직원 월급을 비롯해 학교 재정을 독립적으로 꾸려가야 한다.
신 이사장은 “학생 유치를 위해 뛰어야 하고 실패하면 교직원 월급을 주기 어려운 새로운 방식이므로 부담이 크다”면서도 “정부 지원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기존 방식에 안주하면 편하기는 하지만 사립학교의 특징을 살리는 교육은 어렵다”고 말했다.
2006년 2월 주요 중앙일간지에는 ‘어느 공교육의 대입 돌풍’ ‘경일여고의 공교육 혁신 확산되길’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크게 보도됐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 있는 학교가 아닌 데다 학교 인근의 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한데도 경일여고의 교육 성과는 공교육의 모델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학교가 자율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더 좋은 교육을 위한 절실한 선택이다.
신입생을 획일적으로 배정하는 공립학교가 하기 어려운 부분을 자율형 사립고가 맡아야 교육이 발전한다는 것이 신 이사장의 확고한 신념이다. 올해 선발한 첫 신입생 420명 가운데 수성구 중학교 출신은 55%, 달서구는 40%가량이다. 그는 “갈 길이 멀지만 지금 상황에서도 학부모들이 ‘아, 이런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 믿을 수 있겠구나’ 하는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대구를 넘어 전국에서 학생들이 진학하도록 만들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