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현대자동차가 부산과 거제도 일대에서 마련한 ‘신형 그랜저’ 시승회에 참석한 차량이 부산 강서구와 경남 거제시 사이 거가대교를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
18일 현대자동차가 부산과 거제도 일대에서 연 시승회에서 국내 대형차시장을 술렁이게 하고 있는 '신형 그랜저'를 살펴보고 왔다.
● 강한 힘에 화려한 편의장치 갖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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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2891만~3978만 원이었던 그랜저는 이번 풀체인지를 거치며 가격이 3112만~3901만 원으로 중간 가격대가 올라갔다. 비슷한 배기량인 혼다 '어코드', 닛산 '알티마', 도요타 '캠리' 등과 가격대가 겹친다. 내비게이션과 후방카메라가 선택 품목인 신형 그랜저와 달리 알티마 등은 후방카메라를 기본 옵션으로 갖췄고, 적극적인 판촉 행사로 실질적인 인하 효과가 100만~200만 원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같은 값인 셈이다.
실제로 몰아본 그랜저는 현대차의 주장대로 인상된 가격 폭 이상의 상품성을 분명히 갖추고 있었다. 버튼 시동 스마트키, 스마트 웰컴 시스템, 운전석과 조수석 전동 시트, 뒷좌석의 다기능 팔 받침대 등 동급 일본차에는 없는 편의장치가 수두룩했고 고급 가죽 시트와 은은한 실내조명 등 감성 품질도 한수 위였다.
특히 기자가 시승한 3.0L 모델이 내는 최고 출력 270마력의 시원한 힘은 기존 일본 중형·준대형 세단에서 맛보지 못한 것이었다. 어코드, 캠리, 알티마 등이 이미 출시된 지 상당 기간이 지난 모델임을 감안하면 신형 그랜저의 신차 효과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 확실해 보였다.
● '젊음'과 '고급스러움' 사이에는
반면 신형 그랜저의 뒷좌석은 다리 공간이나 지붕 높이가 아이들이 앉기에는 부족함이 없어도 성인 남자가 편히 다리를 뻗고 가기에는 다소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매섭게 생긴 헤드램프와 번쩍번쩍 빛나는 라디에이터 그릴은 '쏘나타'에는 썩 어울렸지만, 어쩐지 그랜저의 품격에는 걸맞지 않다는 느낌도 들었다. 일본 수입차회사 A사 관계자는 이를 두고 "점잖은 차를 선호하는 기존 그랜저 고객에게 새 그랜저는 너무 젊은 느낌"이라며 "이중 일부가 일본차로 눈길을 돌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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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현대차 관계자는 이런 분석에 대해 "성능이 개폭 대선된 새 차가 나올 때면 늘 '상위 차종을 위협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시장이 평가할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거제=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