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주소 ‘현대차’아닌 ‘현대’… “현대건설 인수로 정통성 자신”
현대자동차그룹이 17일 문을 연 그룹 공식 홈페이지 화면 앞에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로템, 현대제철 등 계열사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다른 그룹들이 브랜드 이미지 관리에 공들이는 것과 달리 현대차그룹은 대표적으로 그룹 이미지 관리를 안 하는 기업으로 꼽혔다. 그룹 통합 기업이미지(CI)가 없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CI를 붙인 로고를 대신 사용하고 있으며, 그룹 명칭도 명확한 규정 없이 과거에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선호하다가 지난해부터 슬그머니 ‘현대자동차그룹’이란 이름을 더 많이 쓰고 있다.
그룹 홈페이지도 지금까지 ‘뉴스플라자’(news.hyundai-kiamotors.com)라는 일종의 그룹 내 인터넷신문만 운영한 정도였다. 그러나 뉴스플라자를 흡수한 새 그룹 홈페이지는 전 세계 계열사의 사업장 위치나 그룹 역사, 각 계열사 보도자료, 사회공헌 자료를 제공하고 ‘그룹용어사전’이라는 코너를 마련해 5000개 가까운 다양한 그룹용어를 검색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번 그룹 홈페이지를 열면서 현대차그룹이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문 홈페이지 주소도 ‘현대차’가 아닌 ‘현대’로 했고, ‘기아’라는 문구도 없다. 현대차그룹 측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규모가 커지면서 그룹을 대표할 수 있는 얼굴이 필요했다”고 설명했지만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하면서 현대차그룹이 외부로 자신감을 보이는 것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확한 시기는 잡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발표하지 못한 새 CI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계열사별로도 ‘현대’라는 글자를 붙인 새 CI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