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연장서 109-107 삼성 잡아KT는 인삼공사 꺾고 단독선두
14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안양인삼공사와 부산KT의 경기에서 KT의 로드가 인삼공사의 이정현의 마크를 피해 슛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안양 |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광고 로드중
여자프로농구 신세계의 정인교 감독은 장신팀이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간단히 정리한다. “링이 위에 있으니까. 만약 링이 땅에 달렸다면 작은 선수가 유리했겠지.” 하지만 신은 공평하다. 장신선수가 슛 감각까지 좋은 경우는 드물다.
샤킬 오닐(216cm·보스턴)의 봉쇄 법으로 ‘핵어 샤크(hack a shaq)’ 전술이 있다. 자유투가 약한 오닐의 약점을 파고들어 무차별 파울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전주KCC 하승진(221cm)을 막기 위해 타 팀들이 내놓은 해법도 비슷했다. ‘핵어 하’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했다.
13일까지 2010∼2011시즌 총 20경기에 나선 하승진은 165개의 자유투를 얻었다. 경기 당 평균은 8개를 넘는다. 2010년 12월16일 인삼공사 전에서는 무려 23개의 자유투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균성공률은 54.5%.
광고 로드중
사실 삼일상고 시절의 하승진은 슛 감각도 나쁘지 않았던 선수로 알려져 있다. KCC 관계자는 “(하)승진이가 ‘고등학교 때는 60∼70%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고 하더라. 프로 데뷔 첫 경기 때인가 어이없게 자유투를 놓치면서 이후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일종의 트라우마인 셈이다.
14일 잠실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KCC의 경기에서도 하승진의 자유투가 승부의 분수령이 됐다. 2쿼터까지 KCC는 삼성에 45-51로 뒤졌다. 하승진은 2쿼터까지 5개의 자유투 시도 중 1개만 링에 넣었다.
하지만 3쿼터에서 4개 중 2개를 넣으며 감각을 조율한 뒤, 4쿼터에서는 6개 중 5개를 넣었다. 특히 4쿼터에서 나온 자유투는 모두 KCC가 71-78로 뒤진 종료 4분27초전부터 삼성의 파울작전 등으로 얻은 것이었다. 결국 KCC는 하승진의 자유투를 징검다리삼아 84-84 동점으로 4쿼터를 마쳤다. 이어 2차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임재현의 버저비터에 힘입어 109-107로 승리했다.
한편 안양에서는 부산 KT가 박상오(15점) 등 고른 활약에 힘입어 인삼공사를 94-74로 꺾었다. 5연승의 KT(23승8패)는 인천 전자랜드(22승8패)를 반경기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잠실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