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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王曰寡人이 有疾하니 寡人은…

입력 | 2011-01-13 03:00:00


앞서 맹자가 제나라 宣王(선왕)에게 王政을 실행하라고 권하자, 왕은 자신에게 재화를 좋아하는 性癖(성벽)이 있어서 왕정을 실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맹자는 재화를 좋아하는 성벽이 오히려 王政 실행의 조건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 그러자 제나라 선왕은 다시, 자신에게 여색을 좋아하는 성벽이 있어서 왕정을 실행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맹자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시경’의 시를 인용하면서, 여색을 좋아하는 마음을 미루어서, 백성들도 모두 남녀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배려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왕정의 기본일 수 있다고 설득했다.

‘寡人有疾, 寡人好色’은 앞서의 ‘寡人有疾, 寡人好貨’와 짝을 이룬다. 大王(태왕)은 后稷(후직)의 증손 公劉(공류)의 9세손 古公亶父(고공단보)이다. 父는 ‘보’라고 읽는다. 태왕의 이름이 단보로, 본래 古公이라 일컬었으나 후대에 追尊(추존)하여 태왕이라 했다. 맹자가 인용한 詩는 ‘詩經’ 大雅 ‘면(면)’편이다. 고전에서 ‘詩’라고 하면 일반의 시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시경’의 시편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맹자의 당시에는 ‘詩’를 ‘經’이라 부르지는 않았을 터이지만, 편의상 ‘시경’이라고 풀었다.

來朝走馬는 북방의 이민족인 狄人(적인)이 난을 일으키자 피한 것을 말한다. 率은 따를 循, 滸는 물가이다. 岐下는 기산의 아래, 姜女는 태왕의 후비이다. 聿(율)은 爰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계기성을 나타내는 접속사다. 胥는 볼 相, 宇는 거처 居, 曠은 빌 空의 뜻이다. ‘內無怨女, 外無曠夫’는 對偶(대우)의 짜임이다. 현대사회에서도 가정은 매우 중요하다. 생활환경과 育兒(육아)의 문제 때문에 曠夫怨女(광부원녀)가 늘어난다면 결코 건전한 사회라 할 수 없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