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행 찬양詩 첫 글자 이으면 ‘김정일 미친× 김정은 개××’
6일 대북 단파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1일 우리민족끼리 홈페이지의 독자마당 게시판에 12행으로 구성된 ‘첫 글자의 진리’라는 제목의 시 한 편이 올라왔다. 이 시는 겉보기에는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이지만 각 행의 첫 글자만 이으면 ‘김정일 미친 ×, 김정은 개××’라는 욕설이 된다는 것이다. 이 시는 이튿날 오후 10시까지 방치돼 300여 명이 읽은 뒤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이트는 외부인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독자마당 게시판을 개설한 뒤 관리자의 검열을 거친 글만 올려 왔다. 하지만 이 시의 경우 관리자가 단순히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내용으로 판단해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자유북한방송은 “이 시를 읽어본 사람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매우 정교하게 잘 쓴 시여서 (비방 글인지를) 전혀 눈치 챌 수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