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자치구 프로그램 다양
5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에서 열린 학습 캠프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나무 그림에 자신이 이루고 싶은 일들을 적으며 학습 의지를 다지고 있다. 구상희 양(오른쪽)은 “생명과학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서관에서 과학책을 탐독하고 있다”고 말 했다. 사진 제공 서울 강동구
최근 대학입시에서 입학사정관 전형이 확대되면서 ‘자기주도학습’이 화두다. 서울 강동구는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를 지난해 11월 30일 명일동에서 개관했다. 성북구도 하월곡동에 지원센터를 마련해 이달 6일 개관식을 연다. 방학을 맞아 여는 일부 자치구청 개최 자기주도학습 캠프는 모집 30분 만에 정원이 다 차는 등 학부모들의 관심도 뜨겁다.
○ 학습 동기 부여가 중요
“부모님들이 ‘우리 아이가 똑똑해서 공부에 욕심만 가지면 잘할 텐데…’라는 말씀을 많이들 하세요. 그런데 학생에게는 영어 100점, 특목고·명문대 진학, 의사 면허 획득을 목표로 하라고 하시거든요. 그런 방식으로는 학생 스스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 어려워요.”
김 군은 이날 캠프에서 ‘세계 4대문명 유적 가기, 거대 불가사의 탐험, 스핑크스 머리에 올라가기, 피라미드 묘실 들어가기’ 등 ‘꿈의 목록’을 적었다. 김 군은 “목록을 적으며 고고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다졌고, 그를 위해 힘들어도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을 꼼꼼히 써보는 것도 학습 동기를 얻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 성내중 2학년 구상희 양(15)은 이날 ‘생명과학부 진학→동물복제→줄기세포로 난치병 치료법 개발→과학 잡지와 인터뷰→자서전 쓰기→죽을 때까지 크루즈 유람선 타고 세계여행’이라는 계획을 세웠다. 구 양은 “묵묵히 공부를 했지만 앞날이 두려웠는데 삶의 계획을 짜 보니 용기도 나고 목표도 뚜렷해졌다”고 설명했다. 캠프에서는 학습 시간 관리, 노트 필기법, 학습 방해요인 제거 등도 가르쳤다.
강동구 지원센터는 학부모·학생 상담실을 상시 운영하는 한편 ‘일하는 엄마 아빠를 위한 학부모 학교’ ‘부모와 함께 떠나는 진로 여행’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 자기주도학습 캠프 개최 잇따라
“방학 때마다 계획표를 만드는데 계획대로 잘 지키지 못해 속상해요.” 4일 성북구 자기주도학습 지원센터를 방문한 서울 장위초 5학년 전희진 양(12)에게 센터 학습지도사 이혜진 씨(42)는 “1주일에 하루만 먼저 계획대로 해보고, 점차 계획대로 하는 날을 늘려보라”고 조언했다.
광진구도 이달 20, 21일 광장동 양진중 시청각실에서 중학생 100명이 참가하는 자기주도학습 캠프를 연다. 학습 성향별 공부 방법, 국어 독해 능력 향상, 생활 속 수학 학습법, 목표 설계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이가혁 인턴기자 서울대 영어교육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