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 옛날얘기를 꺼내는 것은 “티격태격하는 사이 금세 10년을 넘기게 됐다”는 한탄과 푸념이 광주 사람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 공약대로라면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맞은 올해 5월 문화전당 문을 열었어야 했지만 ’랜드마크‘와 ’옛 도청별관 보존‘ 논란으로 세월이 훌쩍 지나버린 것이다. 새삼 누구를 탓하기에 앞서 신발 끈을 다시 매고 뛰어도 2014년 완공 목표가 이뤄질지 모르게 됐다.
혼란을 마감하자는 뜻으로 정부는 23일 사실상 별관 문제에 관한 ‘최종안’을 발표했다. 이병훈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은 “이 안이 지난 2년 6개월간 지속돼 온 지역사회의 논란에 마침표를 찍는 상생 해법이 되길 바란다”며 “새해에는 별관 문제로 인해 더는 고통 받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간절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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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를 바라보는 한 외국인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우규승 씨의 문화전당 원설계안을 지지한다. 그는 “거대한 무등산과 광주 시내를 배경으로 자연과 인간이 교유(交遊)하는 큰 마당을 내줌으로써 결국 지역의 경계를 넘어 더 멀리 뻗어나갈 것”이라며 “다만 그 건축 과정에서 너무 많은 타협점을 찾느라 진정한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