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은 “이 지역의 교통, 인적 교류 등을 감안해 볼 때 자칫 경기는 물론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일대의 축산 규모가 크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백신접종 지역을 추가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도에는 전국 젖소의 40%가량이 몰려 있는데 경기 남부가 주 사육 지역이다.
그러나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우유 공급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도살처분이 아닌 백신 접종이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는 우유 공급을 계속할 수 있다”며 “백신을 맞은 젖소의 우유를 마셔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 지역이 8곳으로 늘어나면서 접종 대상 소의 규모도 13만3000여 마리에서 18만9000여 마리로 늘어났다.
한편 방역 당국은 강원 철원에서도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했지만 강원은 상황을 더 지켜본 뒤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는 강원의 구제역 확산 패턴이 지금까지 것과 다르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발생 지역 주변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이 인접한 경북 북부지역으로 확산된 양상이 그 예다. 그러나 강원도는 다르다. 경로를 종잡을 수 없다. 강원도에서 첫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22일. 이날 양성 판정을 받은 평창과 화천은 100km가량 떨어져 있다. 23일은 춘천 원주 횡성에서, 24일은 다시 횡성, 25일에는 철원에서 발생했다.
구제역 방역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주이석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관리부장조차 “아주 특이한 양상”이라고 말할 정도다. 주 부장은 “첫 발생지를 중심으로 주변에 퍼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강원은 전혀 연관이 없는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나오고 서로 수십 km 떨어져 있다”며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역학팀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