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조업 中선단 발견 → 대치 → 도주 → 충돌·침몰
18일 낮 12시 5분경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주변 한국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해상경계활동에 나선 군산해경 소속 3000t급 경비함인 3010함의 조타실에 갑자기 긴장이 감돌았다. 조타실 레이더에 중국어선 50여 척이 대규모로 선단을 이뤄 우리 EEZ를 침범해 불법으로 조업하는 상황이 포착된 것. 이들 어선이 몰려 있는 해상은 어청도에서 서북쪽으로 약 126km 떨어진 지점(좌표 동경 124도 30분, 북위 36도 8분)으로 우리 EEZ를 약 4.3km나 침범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15척은 우리 EEZ를 15마일(약 27km)이나 침범한 것으로 알려졌다. 35분 뒤 3010함이 중국어선이 몰려 있던 해상의 1.2km까지 접근하자 랴오잉위호와 또 다른 60t급 어선 등 2척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김삼현 함장(57·경정)은 즉시 이 사실을 군산해경에 보고한 뒤 경비함에 탑재돼 있던 고속단정 2척을 내리라고 지시했다.
○ 해경과 중국어선의 사투
광고 로드중
○ 중국어선 불법 행위 드러나
군산해경은 중국 선원들을 상대로 불법조업 여부와 침몰사고 경위 등에 대한 조사에 나섰고, 이들로부터 “한국 EEZ를 침범해 조업하던 중 해경이 동료 어선을 추격하자 이를 방해하려다 실수로 경비함을 들이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3010함이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과 랴오잉위호의 침몰 과정 등을 촬영한 영상자료와 레이더 기록, 상황일지, 경찰관 등의 진술을 토대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군산해경은 “중국 정부 측이 조사 과정에 참여해도 중국어선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군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