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한국권리 주장위한 훈련”… 러 외교 “상황이 매우 가열됐다”
기상 악화로 미뤄온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20일 오후 2시 30분경 시작되자 주요 외신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훈련 상황을 보도했다. 외신들은 북한군이 보복 공격을 경고한 상황에서 한국군이 사격훈련을 강행했으나 북한군의 즉각적인 반격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 CNN, 특집기사로 보도
AP통신은 이날 한국군은 실탄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군의 대응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F-15K 전투기를 출격시키는 한편 훈련 개시 수시간 전 주민 수백 명을 지하 방공호로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사격훈련 전 코스피가 1.5%까지 떨어지고 남측 기업 관계자의 개성공단 방북이 불허됐다며 경제적 영향에 주목했다. CNN방송은 ‘한반도 긴장’을 주제로 한 특집 기사 형태로 사격훈련 개시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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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한국군이 이날 실탄 사격훈련에 나서게 된 것은 지난달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과 군인 등 4명이 희생된 이후 한국 내에서 보기 드물게 대북 보복 요구가 들끓었기 때문이라며 이 사건으로 인해 대북 강경노선을 내걸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마저 정치적 곤경에 처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은 이날 한국군의 연평도 해상 사격훈련을 긴급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NHK는 한국군의 사격훈련이 시작되자 긴급 뉴스를 편성해 연평도와 북한의 동향을 전했다. 또 아사히, 요미우리 등 주요 신문 인터넷판도 ‘연평도 사격훈련 1시간 반 만에 종료’라는 속보를 게재했다.
○ 중 언론, 전 과정 긴급 보도
중국 언론도 일제히 연평도 사격훈련 전 과정을 긴급 보도했다.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이날 오후 1시 40분(한국 시간 오후 2시 40분)경 한국 국방부를 인용해 사격훈련 소식을 전했다. 또한 훈련 종료도 긴급 뉴스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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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방송인 ‘제1채널’은 한국군의 연평도 포사격 훈련이 개시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한반도 평화가 다시 실낱 끝에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남북한 양국 군이 전투태세 강화에 돌입했다며 전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가 성과 없이 끝난 데 대해 러시아 정부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 중국 러시아 정부 “유감”
한편 한국의 해상 사격훈련을 우려해온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대체로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사격훈련 종료 이후 “누구도 갈등과 전쟁을 부추길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추이 부부장은 이날 호주 관리들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누구도 한반도 남북 주민들이 피를 흘리게 할 권리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나 북한 등의 국가명은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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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