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스티븐 호킹’ 신형진 씨 9년 만에 학사모
‘연세대 스티븐 호킹’ 신형진 씨가 9년 만에 학사모를 쓰게 됐다. 연세대는 21일 서울캠 퍼스 백양관 새움터에서 신 씨를 위한 졸업 축하 행사를 열 예정이다. 사진 제공 연세대
신 씨는 척추성 근위축증 환자다. 온몸의 근육이 평생에 걸쳐 천천히 마비되는 이 병은 근육이 말라붙으면서 온몸의 뼈가 휘어지고 그에 따라 격렬한 만성 통증을 수반하는 고통스러운 병이다. 이 병을 앓는 사람들 대부분이 20대 이전에 사망하지만 신 씨는 강남세브란스병원 강성웅 교수의 수술로 위기를 넘겼다.
연세대에 입학한 신 씨는 매 학기 2, 3과목을 들었다. 병원에 입원하느라 26개월간 휴학하기도 했지만 휠체어와 눈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화상키보드가 달린 ‘안구 마우스 컴퓨터’를 이용해 학업을 이어갔다. 몸은 불편해도 밝은 성격에 열정이 넘치는 신 씨는 안구 마우스 컴퓨터의 가장 좋은 점에 대해 묻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생겨 좋다”면서 “어머니 몰래 채팅도 하는 등 사생활이 생겼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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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씨의 꿈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그는 “나 같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더 많은 후배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21일 서울캠퍼스 백양관 새움터에서 신 씨의 졸업축하 행사를 갖는다. 상남경영원에서 축하연도 연다. 어머니 이 씨와 아버지 신현우 씨(62), 아버지 친구인 신영수 경영학과 교수, 컴퓨터공학과 학생들이 함께 뜻깊은 자리를 축하할 계획이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