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동안 꾸준히… 대접받을 연세에…
5일 오후 대구 서구 비산동 달구벌자원봉사단본부. 식당에서는 김장이 한창이었다. 조만간 이곳에는 ‘무료급식센터’가 문을 연다. 지역 내 홀몸노인이나 저소득 가정을 위해 운영된다. 총 2200여 명의 봉사단원이 힘을 모을 예정. 단원들은 몇 달간 밤잠을 설치며 급식센터 개소에 매달렸다.
특히 박화자 사무국장(43·여)이 솔선수범했다. 봉사단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그는 자원봉사자의 날(5일)을 맞아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했다. 18년간 꾸준히 지역에서 홀몸노인들을 위해 무료급식 봉사 등을 한 점을 인정받은 것. 이날도 김장을 위해 팔을 걷었다. 박 국장은 칭찬에 손사래부터 쳤다. 그는 “홀로 계시는 노인들을 어떻게 외면할 수 있느냐”면서 “누구나 그런 상황이 닥쳤다면 진심으로 그들을 도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옆에서 김장을 돕던 임귀임 씨(70·여)는 이번에 대구시장상을 받았다. 평범한 주부였던 임 씨는 2001년 7월 봉사단에 가입해 지금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 달에 두 번씩 실시하는 무료급식 봉사에는 9년간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자신 또한 어르신 대접을 받아야 할 형편임에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봉사를 하고 있다. 2004∼2006년 3년 연속 대구자원봉사자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임 씨는 늘 환하게 웃는다. 봉사의 기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