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인천시장이 24일 연평도에서 북한군의 포격으로 그을린 소주병을 들면서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다. 송 시장 측은 “폭탄이 떨어진 술이 돼 버렸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가 “폭탄주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지만 침통해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뒤늦게 말을 바꿨다. 송 시장은 트위터와 기자간담회에서는 “우리 군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자극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를 공격했다” “북한의 1차 공격 뒤 우리 군이 강하게 대응한 탓에 2차 공격이 있어 민간인이 집중 피해를 당했다”는 발언도 했다. 하나하나가 한국의 고위 공직자 입에서 나왔다고 믿기 어려운 폭언(暴言)이다.
▷6·2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송 시장은 이른바 ‘386 운동권’ 출신으로 변호사와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에는 대법원이 이적(利敵)단체로 규정한 한총련 합법화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촉구했다. 소위 ‘개혁세력’을 자처했지만 도덕성을 둘러싼 이런저런 잡음도 적지 않았다. 5·18민주화운동 20주년 전야제가 열리던 2000년 5월에는 초선의원 당선자인 그를 포함한 일부 정치인이 광주의 유흥업소에서 여종업원들과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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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