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이미 소명” 거부… MOU체결 변수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자금에 대한 증빙자료를 보완해 제출하라는 현대건설 주주협의회(채권단)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놓고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갈등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25일 현대상선 프랑스 현지법인이 보유한 나티시스은행 예금 1조2000억 원의 출처에 대한 증빙자료를 28일 낮 12시까지 보완해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그룹은 추가 소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입찰 규정도 지켰고 자금 출처에 대한 소명도 이미 했다”며 “MOU 체결이 끝나고 필요하다면 추가 서류를 낼 수 있지만 그 이전에 법에 규정되지 않은 채권단의 요구까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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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관계자는 “현대그룹이 오늘까지 증빙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향후 일정과 대응 방안 등에 대한 협의가 불가피해졌다”며 “내일 운용위원회에서 최종 입장을 정리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으로선 논란이 커지고 있는 현대그룹의 인수 자금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현대건설 매각 작업을 진행하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현대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때 부실 심사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 때문이다.
한편 현대그룹은 28일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여러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을 상대로 50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입찰 규정상의 이의제기 금지조항을 위배해 사실과 다른 근거 없는 의혹들을 제기한 것은 명백한 계약침해 행위”라며 “현대차그룹 컨소시엄 및 관련 임원 2명을 피고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29일 서울중앙지법에 접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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