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의 생존권’을 둘러싼 다툼은 올해 5월 코엑스 지하 1, 2층에서 테마파크형 수족관을 운영하는 서울아쿠아리움이 지하철 공사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문제가 된 지역은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916공구의 일부 구간. 916공구는 삼성동 영동차관아파트 앞에서 광동한방병원을 지나는 구간으로 코엑스와의 최단 거리는 약 20m 남짓일 정도로 인접해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자 서울아쿠아리움은 발파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 때문에 수족관에 전시돼 있는 4만여 마리의 물고기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집단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쿠아리움 측은 “수족관의 전시 생물이 폐사할 위험이 크고 전시생물을 보관하고 있는 수족관 구조체에 균열이 발생해 붕괴하면 안전사고의 위험이 크다”며 발파 공사 중단을 주장했다. 이에 지하철 공사를 맡은 현대산업개발 측은 “2009년 3월부터 이 구역에서 토목공사를 해왔는데 그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이 생겨 그해 9월부터 진행하는 발파공사에는 진동 허용치를 제한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