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특급호텔에 ‘한식 바람’을 불어왔다. 외국 손님들에게 제공할 만한 한식 메뉴를 개발해 속속 선보인 것이다. 그동안 한류 열풍이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와 한식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특급호텔에서조차 한식당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현재 서울 시내 19개의 특1급 호텔 중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롯데,워커힐,르네상스,메이필드 호텔 4곳 뿐이다.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전통 한옥 인테리어로 꾸민 20층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에서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특급호텔들이 새롭게 내놓은 한식 메뉴를 소개한다.》
○ 롯데호텔 무궁화-소반차림
롯데호텔이 준비한 제주산 성게알과 닭, 새우를 찐 ‘제주 성게알 찜’. 사진 제공 롯데호텔
6∼14코스의 소반차림으로 구성한 런치와 디너, 채식 코스 메뉴의 가격대는 5만5000∼25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이다. 25만원짜리인 ‘무궁화’는 14코스로 이뤄져 있다. 마른 과일과 채소, 견과류로 구성한 식전 먹을거리, 오미자 젤리에 얹은 연어 밀쌈, 캐비어와 가리비, 장어 등으로 구성한 ‘바닷속 낙원’, 삼계죽과 생선초회, 송로 게살 잡채, 쇠고기 말이와 유자 초간장, 바닷가재 떡볶이, 성게 찜, 한우등심구이, 토란탕, 증편과 참깨 아이스크림 등이다. 식기는 모두 전통 자기를 사용한다. 롯데호텔은 5억 원을 들여 음식을 돋보이게 하면서 한국의 전통미를 알릴 수 있는 그릇을 맞춤 제작했다.
○ 워커힐호텔 온달-궁중요리 상차림
G20에 선보인 ‘조선왕조 오백년’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한 퍼스트레이디들에게 선보인 ‘조선왕조 오백년’ 상차림. 사진 제공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
화합을 상징하는 구절판으로 시작해 잣죽과 잡채, 삼색전이 차례로 나오며 궁중요리의 대표 메뉴인 너비아니와 궁중 신선로가 메인 요리로 나온다. 디저트로는 유자 화채와 매작과, 홍삼정과 강란 등 한과가 나온다. 철원 쌀, 횡성 한우, 완도 전복, 고흥 유자, 남해 멸치, 한라산 표고, 공주 밤 등 팔도 특산품으로 준비되는 이 메뉴의 가격은 1인당 20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 오찬에 나왔던 방짜 유기를 그대로 사용한다.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이 마련한 G20 기념 퓨전 한정식 코스 메뉴. 사진 제공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한정식 코스메뉴는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 3가지로 마련됐다. 가격은 7만2000∼9만30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이며,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이 코스는 전복죽, 섭산삼, 잣즙 대하 냉채, 참깨소스 더덕 샐러드, 너비아니 구이, 된장에 재운 메로구이, 단호박 식혜 등 9∼10가지의 퓨전한식 메뉴로 구성했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외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도록 했다. 한상차림이 아닌 코스로 메뉴를 제공해 외국인들이 친숙하게 느끼게 했다.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는 2005년부터 전통 궁중 한정식 코스 메뉴를 선보였는데, 올해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기존의 메뉴를 보강했다. 궁중신선로, 모둠산적, 삼색전, 대하찜, 자연송이 왕갈비구이 등 궁중에서 맛볼 수 있었던 16∼20가지의 한식 메뉴가 있으며 사랑, 장수, 기쁨 상차림 3가지가 준비돼 있다. 가격은 각각 16만5000원, 12만5000원, 8만25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으로 3인 이상 주문 시 가능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