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창단멤버 8년전 성남으로 이적…“동국이 눈에 밟히지만 챔프 욕심나”
김도훈 코치. 스포츠동아DB.
2002년 겨울이었습니다. 축구선수로는 적지 않은 32살의 나이. ‘노장’ 김도훈(사진)은 밤샘 고민 끝에 어려운 결단을 내립니다. 그라운드를 좀 더 누비고픈 마음에 창단멤버로 오랜 기간 몸담은 전북을 떠나 성남에 둥지를 틀기로 합니다.
‘전성기 다 지난 선수를 왜 데려오느냐’는 구단 일부의 반대를 일축하듯 그해 정규리그 28골로 득점왕과 팀 우승을 함께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합니다.
그렇게 성남은 그에게 ‘제2의 고향’이 됐습니다. 2006년 은퇴 후 코치로 첫 해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올해는 수석코치로 아시아 무대를 제패했습니다. 챔피언십에서도 진군 중입니다.
올해 유독 리그 우승에 욕심을 내는 이유가 있습니다. 2006년 팀이 정상에 오를 때 공격 담당 코치였습니다. 우성용을 그해 리그 득점왕에 올려놓은 숨은 주역이었죠.
김 수석코치는 “선수시절 우승할 때보다 오히려 더 기쁩니다. 이런 게 바로 지도자의 가치라는 걸 그 때 느꼈죠”라고 회상합니다. 지금은 당시보다 권한이 훨씬 커졌습니다. 수석코치로 공격 뿐 아니라 감독 바로 아래서 선수단 전체를 총괄합니다. 그만큼 책임도 무겁습니다.
전북에는 성남에서 떠난 두 노장 김상식과 이동국이 있습니다.
자신이 7년 전 힘든 결정을 내릴 때가 생각나 지금도 그들을 떠나보낸 아픔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산 100골 돌파를 눈앞에 둔 후배 이동국에게 따뜻한 조언을 건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