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학습… 서술형평가… 이미 30년전 시작했지요”
양병무 JEI재능교육 대표이사는 스스로를 ‘행복한 대표이사’라고 칭한다. 적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적자생존’을 주장하는 양대표는 매주 6000여 명의 재능교육 임직원에게 ‘대표이사의 행복이야기’란 이름으로 편지를 쓴다. 사진 제공 JEI재능교육
그는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주립대에서 경제학으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경제전문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임 연구원, 한국인간개발연구원 원장,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을 지냈다. 그가 지난 5월 교육업계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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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론 전문가에서 현장 전문가로!
5월 해외사업팀이 현장 업무를 마무리하고 귀국할 때의 일이다. 비서팀장이 양 대표에게 사업지원팀장의 고민을 전했다.
“대표님, 내일 오전 6시에 태국 파타야 팀원 300명이 인천공항에 도착합니다. 대표님께서 공항에 환영하러 나오시면 선생님과 조직장들이 무척 기뻐할 텐데 너무 이른 시간인지라 말씀드리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양 대표는 “무슨 얘기입니까? 당연히 가야지요. 기쁜 마음으로 가겠습니다”며 달려갔다.
그는 현장을 중시한다. 현장에는 사람이 있어서다. 이는 인간중시, 고객중시, 행동중시라는 재능교육의 경영이념과 맞닿아 있다. 재능교육의 콘텐츠를 접하는 학생, 학부모와 만나는 학습지 교사에 대한 관심은 특별하다. 취임 후 양 대표는 충남 천안에서 실시되는 신입교사의 연수과정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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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의 소통을 위해 양 대표가 선택한 방식은 ‘글’이다. 매주 월요일 ‘재능가족 행복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올리는 편지형식 칼럼도 이런 맥락에서 고안한 것. 매주 각 지역에서 만난 책임자, 학습지 교사, 영업직원의 이야기가 글의 주요소재다.
전국 12개 총국을 한 달 동안 순회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서울 본사에서 진행했던 우수 학습교사 시상식도 대표가 ‘찾아가는’ 시상식으로 바꿨다. 전국 총국에 가면 현장 목소리를 듣기 위해 1분만 이야기하고 3시간 동안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 시스템의 차이가 실력의 차이!
“‘시스템의 차이가 실력의 차이’라는 재능교육 광고문구 들어보셨지요? 재능교육이 30년 넘게 교육기업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바로 이 시스템의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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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양 대표가 펜 하나를 꺼냈다. 일반적인 펜의 2∼3배 두께에 스피커가 장착됐다. 양 대표가 영어, 중국어 등 어학교재에 펜을 갖다 대니 펜에서 교재의 다이얼로그에 해당하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최근 출시한 ‘스스로 펜’이다. 교재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페이퍼를 앉히고 음원코드를 입력했다. 펜에 달린 광학인식렌즈가 음원을 인식해 음성파일을 재생한다.
양 대표는 “디지털시대를 맞아 준비한 첨단 교육서비스 개발의 일환”이라면서 “펜 하나에 원어민 음성지원, 녹음기능, MP3 플레이어, USB까지 학생들이 사용하기에 너무 복잡한 기능을 담은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시험 사용을 해본 아이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했다. 발음에 대한 부담을 가졌던 학습지 교사에게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원어민의 발음을 들을 수 있어 미리 체험해본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다고.
○ ‘근자열 원자래’ 원칙이 행복의 비결
시종일관 웃음 띤 얼굴, 스스로를 ‘행복한 대표이사’라고 부르는 그에게 행복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근자열(近者說) 원자래(遠者來)’의 철학을 실천하면 개인의 행복과 조직의 성공이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근자열 원자래’란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뜻.
“실장은 바로 밑의 팀장의 행복을 위해, 팀장은 팀원을 위해, 사업국장은 교사를 기쁘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행복해진 교사는 학습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겠죠. 모두가 행복한 가운데 학습자가 ‘스스로 학습’을 실현하도록 돕는 것이 재능교육의 비전입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