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광장 주변은 진보, 좌파, 친북 성향 단체들이 좌판을 차리고 ‘손님’을 끌었다. 얼핏 보면 재래시장 같은 분위기였다. ‘용산참사 살인진압 진상규명’ ‘의료민영화 저지, 무상의료 실현’ 같은 해묵은 주장 외에 천안함 사건 등 군사 관련 이슈들도 대거 등장했다. ‘한미 무력시위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 ‘북한이 요구하는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친북반미 주장 일색이었다. ‘재능교육 규탄’ ‘학생인권선언 지지’란 구호도 빠지지 않았다.
▷이날 집회는 최근 구미 KEC 노조원 1명의 분신을 계기로 금속노조가 선언한 총파업의 예행연습장인 듯했다. 무대에는 ‘다시 전태일 되자’는 구호가 붙어 있었다. 전태일 분신자살 40주기를 기념하는 ‘전태일 노동상’ 시상식과 함께 대형 스크린에서는 과격시위와 경찰진압 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합법시위는 여기까지였다. 열기가 고조되면서 집회 시작 30분 만에 서울광장과 플라자호텔 사이 차도를 집회 참가자들이 점령하고 경찰 저지선은 후퇴했다. 집회가 끝난 뒤 잔디밭에는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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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정수 논설위원 soo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