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87%-중국인 79% “못믿을 나라” 삿대질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중국의 시사주간지 랴오왕둥팡저우칸(瞭望東方週刊)이 지난달 하순 각각 자국 국민 1040명과 1045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87%와 중국인의 79%가 상대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매우 신뢰할 수 있다’거나 ‘다소 신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응답은 일본이 7%, 중국이 15%에 그쳐 양국 국민의 대부분이 서로를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양국관계에 대한 평가에서도 일본인의 90%와 중국인의 81%가 ‘나쁘다’고 답해 같은 조사가 실시된 이래 최악의 수준으로 집계됐다.
일본인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중국의 급팽창을 우려했다. 일본 정부가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내놓은 중국인 관광비자 완화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54%)이 절반을 넘었으며 중국의 일본 기업 인수합병에 대해서는 81%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경제발전을 최우선시해 외국과의 마찰을 피해 온 중국이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이후 군사적으로도 팽창하자 일본 내에서 정치적 불신과 경제적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센카쿠 사태 관련 동영상이 유출된 이후 6일 도쿄 도심에서는 시위대 2000명이 모인 대규모 반중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중국의 센카쿠 열도 영유권 주장을 규탄하면서 일본 정부가 이번 사태 대응 과정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는 6일 사가(佐賀) 시에서 한 강연에서 “해상보안청과 검찰 중에서 한쪽이 유출했다는 건 거의 명백하다”며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정부 비판을 하기 위한 정보 쿠데타를 했다고 한다면 정권에는 매우 심각한 이야기다”라고 비판했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