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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DO IT/기자체험시리즈]프로야구 선수 직구 치기

입력 | 2010-11-06 03:00:00

딱~빗맞힌 130km 공… 손 찌릿 저절로 “악!”




《“어휴 저 ××, 맞고라도 나가야지.” 타자가 몸쪽 공을 피하기라도 하면 벤치에선 곧잘 이런 말이 들립니다.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그 입을 때려주고 싶습니다.야구공은 돌덩이입니다. 프로 선수가 던지는 공은 ‘슈슈슉∼’ 하는 위협적인 소리가 납니다. 날아오면서 흔들리기까지 합니다. 맞으면 아플 것 같습니다. 아니 잘못 맞으면 구급차에 실려 갈지도 모릅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던지는 직구 치기.제가 맡은 미션입니다.실전 피칭이 아니라 불펜 피칭도 옆에서 보면 무섭습니다.그런데 타석에 서라니요. 어릴 때 야구 좀 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요즘도 타격 연습장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지만 공포감이 엄습합니다.그래서 제대로 몸을 좀 푼 뒤 타석에 서기로 합니다.두산의 마무리 훈련이 열린 3일 잠실구장에서 일일 선수가 됐습니다.》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날아오는 돌덩이 같은 야구공은 때론 공포의 대상이다. 잠실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던지는 직구 치기’에 도전한 이헌재 기자(오른쪽)가 야수 출신의 두산 장원진 전력분석팀 코치가 던지는 공을 때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 선수가 되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김경문 두산 감독에게 인사를 합니다. “열심히 해 보라”며 격려해 줍니다. 훈련 개시 시간은 오후 1시. 시간에 맞춰 운동장에 나갑니다. “1시 시작이라고 정각에 나오면 어떡하느냐”는 핀잔이 날아옵니다. 선수들도 째려봅니다.

스트레칭이 시작됩니다. 잔디에 누워 파란 가을 하늘을 쳐다보는 여유를 즐깁니다. 10분도 안 돼 땀이 납니다. 그런데 끝날 기색이 없습니다. 트레이닝 코치는 별의별 자세를 다 시킵니다. 몸 푸는 데만 40분이 걸립니다. 제대로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숨이 가빠집니다.

임재철, 이성열, 정수빈, 최승환, 정진호, 안동현 선수와 함께 야수 1조에 포함됩니다. 김 감독은 “몸이 약해 보이니 살살 하라”고 했지만 선수들 생각은 다릅니다. 이왕 하는 거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송재박 타격코치가 외야 펑고를 쳐 줍니다. 한 명씩 외야 뜬공을 잡습니다. 저도 해 봅니다. 신기하게도 글러브에 쏙쏙 공이 꽂힙니다. 선수들이 “잘한다”고 칭찬해 줍니다. 우쭐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날아온 직선 타구에 ‘만세’를 부릅니다. 선수들의 야유가 쏟아집니다.

○ 기계 볼을 치다

타격 훈련이 시작됩니다. 2개의 배팅 케이지가 설치됩니다. 한 기계에선 직구, 또 한 기계에선 커브가 나옵니다. 헬멧을 쓰고 타석에 섭니다. 딱, 딱, 딱. 공이 제대로 방망이에 맞아 나갑니다. 처음 상대해 본 커브도 칠 만합니다. 선수들이 놀란 표정입니다. 다시 어깨를 으쓱거립니다. 알고 보니 착각이었습니다. 몸 풀기용의 시속 100km 직구라고 합니다. 두 번째 직구가 나옵니다. 좀 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연방 헛스윙입니다. 공이 몰라보게 빨라졌습니다. 옆의 선수가 “130km 정도 된다”고 말합니다. 자신도 모르게 엉덩이가 뒤로 빠집니다. “공을 무서워하면 절대 칠 수 없다.” 불호령이 떨어집니다. 용기를 내 다시 타석에 바짝 붙습니다.

딱∼. 드디어 맞혔습니다. 그런데 기분이 묘합니다. 곧바로 오른쪽 손바닥에 참기 힘든 통증이 엄습합니다. 빗맞은 것입니다. 딱∼. 좀 전보다 두 배의 통증이 느껴집니다. 맞은 데 또 맞았기 때문입니다. 손바닥이 찢어질 듯 얼얼합니다.

“많이 아프시죠?” 이성열 선수가 묻습니다. “정말 아프다”고 하자 “선수들도 물집이 잡혀요. 그래도 계속 치면 피와 고름이 나와요. 그게 섞여 굳은살이 되는 거예요. 이후엔 까지고 굳기를 계속 반복하는 거죠”라고 합니다. 선수들 손바닥이 왜 그렇게 울퉁불퉁한지 새삼 깨닫습니다.

○ 안타를 치다

이헌재 기자(오른쪽)가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잠실야구장 실내훈련장에서 두산 외야수 임재철에게 타격 자세를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 두산

드디어 프로 선수 직구 치기에 도전합니다. 몇 년 전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야수 출신의 장원진 전력분석팀 코치가 등판을 자원합니다. 요즘도 곧잘 배팅 볼을 던지는 장 코치는 “120∼130km는 무난히 던진다”며 자신만만해 합니다.

슈슈슉∼. 빠르게 날아온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힙니다. 100km에서 시작된 공이 110km, 115km로 점점 빨라집니다. 내기가 걸립니다. 3아웃이 되기 전 안타성 타구를 한 개라도 치면 밥을 사준다는 것입니다. 안타를 못 치면 제가 사는 것이고요.

1구째 110km 낮은 직구를 잘 골라냅니다. 장 코치가 반칙을 합니다. 2구째에 슬라이더를 던집니다. 어떤 공을 노려 쳐야 하나 머리가 혼란스럽습니다. 3구째 다시 직구입니다. 한가운데 높은 공입니다. 냅다 방망이를 돌립니다. 딱∼. 이날 친 공 중 가장 잘 맞았습니다. 쭉쭉 뻗어간 타구는 중견수 앞쪽에 떨어집니다. 중전 안타입니다.

장 코치가 당황한 듯 보입니다. 아니 열을 좀 받은 것 같습니다. 강속구를 던집니다. 120km입니다. 헛스윙입니다. 이번엔 난생 처음 보는 공이 들어옵니다. 공이 회전을 하지 않습니다. 포크볼입니다. ‘딱’ 소리에 이어 ‘쩍∼’ 소리가 납니다. 손잡이 쪽에 맞은 공이 쪼르르 구릅니다. 방망이는 두 동강이 났습니다. 내기엔 이겼지만 돈이 더 들게 생겼습니다. 정수빈 선수가 빌려준 방망이를 부러뜨렸으니까요. 방망이 가격은 15만∼20만 원이나 한다니 배보다 배꼽이 크게 됐습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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