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수입 16개 주요품목 관세 철폐… 업체 39% “EU로 수입처 전환”
○ 가격 절감효과 크다
2일 관세청과 무역협회에 따르면 전체 대일(對日) 수입의 53.6%를 차지하는 대일 수입 100대 품목 중 대EU 수입 100대 품목과 중복되는 품목은 총 27개였다. 이 중 현재도 관세가 없는 11개 품목을 제외하면 16개 품목이 한-EU FTA로 인한 관세 철폐로 수입처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통관 시 사용되는 국제품목 분류기준(HS코드) 10단위로 분석된 이들 품목은 대부분 전기·전자, 기계, 화학, 자동차 관련 품목으로 올해 1∼9월 일본으로부터 수입된 이들 16개 품목의 총수입액은 34억8750만2000달러(약 3조9060억224만 원)에 이른다. 반면 EU로부터 수입된 16개 품목의 총수입액은 25억5717만8000달러에 그쳤다.
이 때문에 실제 수입업체 10곳 중 4곳은 수입선 전환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9월 한국무역협회가 EU와의 교역업체 33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사의 38.8%가 “EU로부터의 수입 관세가 철폐될 경우 수입처를 현재의 일본, 미국, 중국 등에서 EU로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거래사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당장 수입처를 교체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고정 비용 중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과 타이트한 수익 구조를 생각하면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절감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일본에 기술이전 요구 가능
EU와의 FTA로 관세가 철폐되면 부품 소재 등에서 지나친 대일 수입 의존에 따른 부작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또 EU시장에 완제품을 수출할 때 FTA 당사자인 두 국가 외의 외국산 부품이 전체 구성품의 5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 ‘역내산 부가가치 기준’도 일본산 부품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 유럽을 수출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업체들이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일본산 부품을 EU산 부품으로 대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