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춘 씨 ‘산수컬렉션’전, 전통 고집 않고 다양한 시도
3일부터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박병춘 씨(44)의 ‘산수컬렉션’전에 나온 ‘폭포’(사진)라는 제목의 설치작품이다. 라면, 칠판, 테이프 등 신선한 소재로 실험적 산수를 시도해온 작가는 이번에도 전통 화법에 구애받지 않고 현대의 일상과 풍경을 독특한 표현양식으로 재구성한 풍경을 다채롭게 내놓았다.
전시에서는 또 다른 설치작품 ‘비닐산수’, 여행 중 모은 돌에 풍경을 깨알만하게 그린 드로잉을 곁들인 ‘산수채집’도 인상적이다. ‘비닐산수’는 구멍가게에서 사용하는 까만 비닐봉지를 겹겹이 쌓아 만든 입체적인 검은 수묵화로 그 위로 날아가는 빨간 경비행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리장 안에 담긴 작은 돌멩이 아래 대관령, 내장산, 히말라야 등 돌을 주워온 곳의 이름이 쓰여 있는 ‘산수채집’. 국내외 여행에서 채집한 기억이 스며 있어 보면 볼수록 풍성한 이야기가 들려온다.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