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머리카락을 얻어라… 살찔테니 미리 다이어트…”
○ 미신 때문에 전교 1등 머리카락 쟁탈전 벌이기도
예비수험생들의 가장 큰 바람은 뭐니뭐니 해도 ‘수능 대박’. 비록 수능까지 남은 시간은 고1때보다 절반으로 줄었지만 아직 2011학년도 수능이 끝나지도 않은 지금, 현재 고2들에게 수능 공부가 절실하게 느껴질 리 만무하다. 이런 이유로 요즘 고2 가운데 ‘수능을 잘 보게 해 준다’는 각종 미신에 빠진 학생들이 더욱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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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학생들 사이에 ‘열공펜’이 유행하고 있다. 열공펜이란 일반적인 볼펜에 전교 1등 또는 반 1등의 머리카락을 붙여 만든 펜. 1등의 기운이 펜으로 옮겨와 공부가 갑자기 잘된다는 게 학생들의 설명이다. 이런 다소 황당한 미신 탓에 애꿎은 1등의 머리카락만 반 아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서울의 한 여고에 다니는 2학년 정모 양(17·서울 강동구)은 “얼마 전엔 반 1등인 친구가 잠시 졸고 있는 사이에 한 친구가 열공펜을 만들겠다며 가위로 반 1등의 머리카락을 조금 잘라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 엉뚱한 수험생활 준비 계획방법
예비수험생의 관심사는 비단 공부뿐만이 아니다. 여학생들에겐 당장 수험생활로 인해 늘어날 몸무게가 수능 성적보다 더 걱정이다. 이에 몇 몇 여고에는 살이 찔 것에 대비해 미리 다이어트를 하는 다소 엉뚱한 여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몸무게가 50kg인 고2 한모 양(17·서울 강동구)은 2주 전부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고3이 되면서 몸무게가 늘어날 게 뻔하다고 생각해 5kg을 미리 감량하기로 결심한 것.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매일 줄넘기를 1000개 이상씩 하는 건 기본. 오후 6시 이후엔 일절 음식을 입에 대지도 않으며 다이어트 관리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하루에 몇 칼로리나 섭취했는지 매번 기록한다. 한 양은 “2학년 때 50kg 초반으로 날씬했던 한 선배가 고3이 된 뒤 살이 10kg가량 찌고 ‘폭풍돼지’란 별명으로 불리는 걸 보고 ‘몸매 관리를 미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본격적인 고3 수험생활을 위해 같은 반 친구 4명도 같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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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