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 탄생은 종목의 부흥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국가에서 자국 스포츠 스타의 탄생은 해당 종목에 대한 인기로 이어진다. 스포츠 경기를 볼 때 나타나는 애국심으로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박세리는 1998년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에서 맨발의 투혼을 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를 본 많은 부모들은 딸에게 골프채를 쥐여줬다. 현재 세계 여자 골프를 주름잡는 신지애, 최나연 등 코리아 군단은 박세리가 닦은 땅에서 피어났다.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김연아의 성공도 한국 스포츠 지도를 바꿨다. 피겨 마니아를 자처하는 수백만 명의 팬이 생겼고 빙상장에는 제2의 김연아를 꿈꾸는 어린 소녀들로 붐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최초로 수영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은 ‘한국은 수영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바꿨다. 한국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 이후 한국인들이 보는 메이저리그와 세계인들이 보는 한국 야구 모두 달라졌다.
○ 종목 부흥 이끌 광저우 스타는 누구
보름 앞으로 다가온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도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인기 스포츠로 각인시켜 줄 후보들이 있다. 리듬체조의 신수지(세종대)와 손연재(세종고)가 첫손에 꼽힌다. 둘 모두 비인기종목 선수지만 실력과 스타성을 갖췄다. 특히 이미 적지 않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손연재는 아시아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 여동생 바통을 이어 받을 태세다. 이달 열린 세계기계체조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결선(뜀틀)에 진출한 조현주(학성여고)도 기대를 모은다. 체조인들은 이번 아시아경기가 한국 체조가 다시 태어나는 무대가 되길 바라고 있다.
육상 남자 100m에 나서는 김국영(안양시청)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6월 전국육상선수권에서 31년 묵은 남자 100m 한국기록을 갈아 치운 그의 올해 최고기록 10초23은 아시아 선수 중 3위. 1위와의 차는 0.07초에 불과하다. 한국 육상은 안 된다는 인식의 전환, 내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흥행 등 많은 과제가 그의 발에 달렸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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