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꼭 숨었던 김정은 등장… 권력승계 성공할지 의문”
4일(현지 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만난 한스 모드로 전 동독 총리(82·사진)는 북한의 3대 세습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당시 동독 총리로 재직하면서 통일을 막으려 했던 동독 구체제(1990년 3월 자유총선거 실시 이전)의 마지막 총리로 불린다. 그는 통일 이후 동독 공산당의 후신인 좌파정당 결성에 참여하고 지금도 원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북한의 비대한 군대 조직도 후계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소련 중국 등 사회주의 국가들에서 후계자는 당에서 나왔지 군에서 나온 것이 아니었다”며 “북한 군대의 경제적 역할과 정치적 비중은 그 어떤 나라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노동당도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김정일로 권력이 넘어갈 때처럼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에 일어날 변화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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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통독 20년 경험에서 배운다’는 제목으로 4회에 걸친 심층 보도를 했다. 위로부터 1회‘정치외교 슈퍼파워 독일’(9월 20일자), 2회 ‘세계의 엔진으로 부활하는 통독 경제’(21일자), 3회 ‘아직도 끝나지 않은 갈등’(24일자), 4회 ‘서독의 통일정책이 남한에 주는 교훈’(25일자).
그는 “김 주석이 아침에 산책을 할 때 모든 수행자가 수첩을 들고 그의 한마디 한마디를 다 받아 적었던 것도 기억난다”며 “당시 산악지대를 방문한 김 주석에게 금강산을 보고 싶다고 요청해 같은 해 북한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고 회고했다.
대부분의 독일 당국자와 시민들이 통일 20주년을 맞아 통일의 긍정적인 성과를 이야기했지만 모드로 전 총리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통일 이후 동독지역 출신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높은 실업률 등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희망보다는 실망이 크다”고 토로했다.
베를린=신석호 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