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형섭, APTN과 인터뷰서 “청년대장 지도자 될것”
북한 노동당 고위급 간부가 ‘김정은 후계설’을 8일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시인했다.
노동당 정치국 위원인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85)은 이날 평양에서 이뤄진 AP통신 TV뉴스 APTN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뒤를 이어 북한의 지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최고위급 관계자가 김정은 후계자설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부위원장은 “우리 주민들은 대대로 위대한 지도자의 축복을 받았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주민들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를 모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이제 우리는 청년대장 김정은 동지를 모실 영예를 얻게 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양 부위원장의 말과는 달리 북한에선 최근 김정은 후계세습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전단(삐라) 살포, 낙서 같은 실질적 움직임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8일 보도했다. 방송은 함경북도 청진시의 소식통을 인용해 “노동당 대표자회 이후 청진 수남구역에서 ‘새끼돼지 어미돼지 모조리 잡아먹자’는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또 “김정일과 김정은을 비방하는 삐라가 평성 장마당 부근에 나붙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각종 군사장비와 병력 2만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와 10만 명의 군중시위, 불꽃놀이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먹는 문제도 해결 못하면서 허튼 짓만 한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