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공격/앨런 더쇼비츠 지음·채윤 옮김/428쪽·2만2000원/바이북스
여기에서 법적으로 따져봐야 할 문제가 발생한다. 테러 예방 차원에서 이들을 체포, 구금하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문제다. 저자는 이 같은 테러 대책을 ‘선제(preemptive) 공격’의 일종으로 본다. “테러 계획이 있었는지 그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특정 용의자를 예방 차원에서 일정 기간 구금하는 것을 지지하겠는가”라고 그는 묻는다.
미국 하버드 로스쿨 역사상 최연소 교수 발탁 기록의 주인공인 저자는 세계사에 나타나는 ‘선제공격’의 예를 든다. 1967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6일 전쟁’이 그 하나다. 두 차례의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은 아랍 게릴라의 근거지가 된 시리아에 먼저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적군의 공격이 임박했다는 판단에 따라 자국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격했다는 게 이스라엘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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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보듯 선제공격의 정당성에 대한 판단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국제사회는 경우에 따라 예방적 차원의 선제공격을 비난한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재무장을 막지 못한 유럽 국가들에 대해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법률가인 저자가 이 같은 사실들에서 이끌어내는 핵심 주장은 “각 나라가 이런 예방적 또는 선제적인 행위를 지배할 만한 협의된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으며 논의를 전개시킬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위협이 닥치면 필요에 따라 대처할 게 아니라 합의된 법률적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테러의 위협이 일상화되고, 아동 성폭력 같은 강력 범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오늘날 이 같은 저자의 문제 제기는 진지하게 논의할 가치를 갖는다. 그러나 선제공격의 정당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점, 그 결과 강대국 편에 기운 채 논리가 전개되는 점은 눈에 걸린다. 이 책을 번역 출간한 출판사도 이런 사실을 의식한 듯 국내 법학자의 ‘반론’을 부록으로 실었다. 반론에서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타인을 침해하는 행위는 엄격한 요건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으며 ‘예방’을 이유로 정당화될 수는 없다. 국가 간에 정당방위를 이유로 선제공격이 이뤄진다면 상대국의 수많은 시민은 생명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개인 간의 관계에서보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는 정당화될 수 있는 공격을 더욱 엄격하게 해석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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