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대개 티켓 수입과 선수 이적, 스폰서십으로 구단의 재정적인 뼈대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요즘 들어 스폰서십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고, 한국 기업들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영국 내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는 다양한 전자 제품을 생산하는 일본계 브랜드 중 하나라고 알려져 있었다.
TV와 모니터는 말할 필요도 없이 이미 최고급 제품으로 단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노트북을 예를 들어보겠다. 국내에서는 여러 종의 노트북이 시판 되고 있지만, 영국 내에서 삼성 노트북은 최고급 한 두 종류만 판매 되고 있다. 핸드폰도 저가보다는 고가 제품들이 많아 영국인들이 ‘삼성=고급 브랜드’란 인식을 갖게 됐다.
이러한 영국에서의 입지를 등에 업고, 2009년 7월 3년 계약 조건으로 삼성은 첼시와 스폰서십 연장에 성공했다.
뿐 아니라, 작년 말 영국 도시 곳곳에서 유방암 돕기 자선사업을 벌여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키는 부분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삼성과 첼시의 계약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연간 약 35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삼성 측에서는 ‘스폰서십이 대략 800억 원 이상의 광고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LG는 아쉽게 연장 계약은 실패했으나 2007년 5월부터 2010년 5월까지 풀럼과 3년간 스폰서십을 맺은 바 있다. 삼성-LG-소니 3강 체제였던 영국 내 TV 및 모니터 시장에서 LG는 삼성과 2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 내에서 우리 기업들의 선전은 EPL 스폰서십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맨유는 박지성이 2005년 이적해온 뒤 금호타이어, 서울시와 잇달아 스폰서십을 체결했다. 연중 두어 차례 전통 의상을 입은 도우미들이 서울시와 한국 관광에 대한 책자와 광고 브로셔를 팬들에 나눠 주는가 하면, 맨체스터 도심 버스와 올드 트래포드 구장 앞의 광고도 심심찮게 보인다.
맨유 경기 중에 전 세계로 TV를 통해 광고하는 효과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엄청나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기술력이나 품질은 말할 필요도 없고, 마케팅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작년 말 레알 마드리드는 오스트리아계 온라인 게임 회사 Bwin.com과 3년간 약 680억에 스폰서십을 연장했다. 온라인 서비스와 게임에 유독 강한 국내 업체들이 못할 까닭은 없다. EPL 클럽과 국내 게임 회사가 스폰서십을 맺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맨체스터(영국)|박영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