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충북 제천시에서는 ‘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가 큰 호응 속에 열리고 있다. 경남 산청군은 2013년 ‘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준비하느라 경남도 및 정부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는 한방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는 데 비해 평소 ‘한방산업의 메카(중심지)’, ‘한방산업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외치는 대구시와 경북도는 적막강산이다. 제천이나 산청의 활발한 움직임은 그저 남의 일이다.
인구가 14만 명인 제천시가 무려 한 달 일정으로 열고 있는 한방엑스포에는 하루 5만 명가량이 찾고 있다. 29일에는 전국 10개 한의대 학생들이 참가하는 특별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제천은 대구처럼 전통 있는 약령시(약초시장)가 있던 곳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약초를 캐며 살아온 주민이 많다는 정도다. 제천시 관계자는 “이번 엑스포는 제천을 ‘한방 건강휴양도시’로 확실하게 각인시킬 것”이라며 “한방산업 경쟁자는 산청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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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와 경북도가 한방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로 320억 원을 들여 지난해 경북 경산시에 설립한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방 관련 전문성이나 경험이 전혀 없는 인사들이 원장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끊이지 않는다.
대구와 경북의 한방산업 행사라고 해봐야 매년 열리는 ‘대한민국 한방엑스포’가 고작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였지만 몇몇 시군과 업체가 참여하는 동네 행사에 불과하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대구 경북은 한방산업 메카이자 허브”라는 자화자찬 식 구호를 외치고 있는 동안 다른 지역에서는 한방산업 경쟁력을 하나씩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