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여자 월드컵 결승전의 재구성
승부차기 첫 키커 실축에 가슴 철렁, 日2번-6번째 실패… 장슬기가 마무리
한국의 여섯 번째 키커 장슬기(충남인터넷고)가 킥을 성공시키자 그라운드와 벤치에선 한국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 나갔다. 반면 우승을 장담하던 일본 선수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 양 팀 선수들 모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그 의미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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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한국이 좋았다. 전반 6분 이정은(함안대산고)이 그림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일본 골문을 열었다. 전열을 정비한 일본은 나오모토 히카루(전반 11분)와 다나카 요코(전반 17분)의 중거리 슛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추가 시간 프리킥 찬스에서 김아름(포항여자전자고)이 강하게 감아 찬 볼이 일본 골네트를 흔들며 다시 균형을 이뤘다.
연장 30분까지 흐른 뒤 승부차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위기는 한국에 먼저 찾아왔다. 첫 키커 이정은이 실축한 것. 하지만 일본의 두 번째 키커가 실축하며 균형을 이뤘다. 이후 팽팽하게 진행되던 승부차기는 일본의 여섯 번째 키커가 실축하면서 한국 쪽으로 추가 기울었고, 결국 장슬기가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체력이 바닥난 몇몇 한국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환호성을 지를 힘도 없이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정은은 메달을 받는 시상대에서 다리가 풀려 뒤로 쓰러져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