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수상 신상옥-최은희 초창기 최고스타…수차례 주연상 안성기-장미희 ‘영원한 현역’
1965년 작품상 ‘벙어리 삼룡이’
올해로 47년째를 맞는 대종상영화제의 영광을 쌓아온 한국 영화 역사의 증인들이다. 이들의 삶을 돌이켜보는 것은 한국 영화의 굴곡 많았던 여로(旅路)를 복기하는 일과 다름없다. 한국 영화가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인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 밑바탕에는 오랜 세월 영화계를 지켜 온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대종상영화제는 잊혀져가는 옛 별들에 대한 기억을 하나로 엮어 불러내는 관문이기도 하다.
신상옥 최은희 부부는 초기 대종상영화제가 낳은 한국 영화 최고의 스타였다. 1960년 신 감독이 설립한 영화사 ‘신필름’은 1962년 제1회 영화제에서 ‘연산군’으로 작품상을 차지했다. 신 감독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로 초대 감독상도 받았다. 1953년 신 감독과 결혼한 배우 최은희는 ‘상록수’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신 감독은 ‘벙어리 삼룡이’(1965년) ‘대원군’(1968년) ‘평양 폭격대’(1972년)로 세 번 더 감독상을 받았다. 최은희도 ‘청일전쟁과 여걸 민비’(1965년) ‘민며느리’(1966년)로 두 번 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부부는 1978년 홍콩에서 강제 납북됐다가 1986년 오스트리아 빈 방문 중 미국대사관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신 감독은 이후 ‘마유미’(1990년) ‘증발’(1994년) 등 사회상을 반영한 영화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2000년 작품상 ‘박하사탕’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