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아제한 피하고 자녀장래 고려… 대도시 거리에 임신부 모집광고
20일 홍콩 원후이(文匯)보와 중국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망 등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인 부모가 ‘1가정 1자녀’ 제한을 피해 출산하거나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기 위해 홍콩에서 아이를 낳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부모들은 대졸 이상 고학력의 바링허우(80後·1980년대 출생자)가 많았다.
원후이보는 “중국인 부모들은 ‘홍콩은 130여 개국과 비자 면제협정을 맺고 있고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배울 수 있어 홍콩 신분은 자녀에게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원정 출산 부부는 중국 전역에서 오고 있으며 광둥(廣東) 성 푸저우(福州) 시 등 일부 대도시에는 ‘홍콩 출산 임신부’ 모집 광고판도 거리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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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모 1인당 출산비용은 평균 3만4000위안(약 580만 원)가량이지만 출산 전 진단 및 산후 조리까지 포함하면 9만 위안(1500만 원)가량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개했다. 홍콩은 대륙의 산모들로 골치를 앓고 있지만 한 해 약 1억5000만 홍콩달러(약 2250억 원)의 원정출산 수입이 생겨 빈곤층 의료서비스 확충에 쓰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도 홍콩에서 태어나 대륙으로 돌아온 상당수 원정출산 자녀는 산하제한에 위배돼 출생 등록 및 취학이 안 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전 시는 시 호구(호적)를 가진 임신부가 홍콩 마카오 및 외국에서 둘째를 낳으면 12만 위안(약 2000만 원)에서 16만 위안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SCMP가 19일 보도했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해 주장(珠江) 강 삼각주의 일부 도시에서는 국제학교에서 ‘홍콩 출생 중국인 자녀’들을 편법으로 받아들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인의 원정 출산지는 속지주의를 채택해 자국에서 태어나면 시민권을 주는 미국 뉴질랜드 등도 많아 미국에 중국인 원정출산 중개업소만도 수백 곳에 이른다고 원후이보는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