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하게, 세상의 눈을 사로잡자국악과 수입차의 만남, 호텔에서의 패션쇼… 신차발표회가 다양하게 변신한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클래스’ 신차발표회
‘뉴 아우디 R8’ 신차발표회
문화 마케팅과 ‘허세’ 사이
국립국악원과 고급 수입자동차, 국악 연주와 재즈 공연을 연결한 이 신차발표회는 그 자체로도 화제가 돼 외국 회사의 현지화 케이스나 기상천외한 장소에서 홍보 행사를 여는 ‘아웃사이드 마케팅’ 사례로 기사화되기도 했다. 반대로 ‘외제차 발표회가 국악 행사냐’라며 국립국악원을 비난한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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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경기가 살아나면서 고급차·수입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신차발표회의 호사스러움이 점점 더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입소문을 확실하게 내야 할 필요가 있는 주력 모델을 VIP 고객들에게 선보일 때에는 5성 호텔에서 유명 연예인을 불러 볼거리를 선사하면서 최고급 요리를 대접하는 초호화 파티를 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올 뉴 인피니티 M’ 출시 행사
눈길 끄는 것만으론 ‘부족’
이 같은 신차발표회를 한 번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은 ‘아무리 저렴하게 치러도 최소한 억대’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도 나날이 그 호화로움의 도가 더해지는 것은 그만큼 판매에 미치는 효과가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잘 만든 신차발표회 하나가 열 광고 안 부럽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2005년 서울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소프라노 조수미 씨의 공연 형식으로 진행한 벤츠코리아의 S클래스 신차발표회에서는 초청 받은 잠재 고객 1000여 명이 발표회 당일에 600대가량을 주문하기도 했다.
‘쏘나타 2.4’ 출시 패션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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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K7’ 출시와 이병헌
지난해 11월 기아자동차의 ‘K7’ 신차발표회에서는 강만수 당시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 축사를 했으며,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는 2008년 크라이슬러코리아의 ‘세브링 터보 디젤’ 신차발표회에 참석해 차량을 홍보했다.
몇 달 전부터 행사 준비해
주요 국내 자동차회사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가까이 신차발표회를 준비하며 차량 특성에 어울리는 장소와 행사 콘셉트를 정한다고 한다. 신차발표회만 전문으로 하는 이벤트 대행사가 있을 정도이며, 행사 날짜가 겹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사들끼리 서로 상의도 한다.
볼보 ‘V50’ 신차발표회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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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모델 신차발표회일 경우에는 보도발표회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를 구분하는 것이 보통인데, 보도발표회는 기자들의 마감시간을 고려해 더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진행한다. 기존 차량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은 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선보일 때에는 사진기자들을 불러 포토세션을 여는 것으로 신차발표회를 대신하기도 한다.
차량 특성 때문에 신차발표회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다. 올해 1월 국내에 들어온 판매가격 8억 원짜리 ‘마이바흐 62 제플린’은 신차발표회를 열지 않았다. 100대를 한정 생산해 국내에 배정된 물량이 3대뿐이었고, 어차피 마이바흐를 타는 사람들은 신차발표회를 하건 하지 않건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그래픽 이고운 leego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