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회복지법인 운영자 박재우 씨(40)는 최근 서울 인근의 한 병원에서 우연히 지인 B 씨(46)와 마주쳤다. 2년째 입원 중인 B 씨는 박 씨에게 “병원을 빠져나갈 방법이 없겠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B 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지만 증세가 가벼워 자잘한 일들을 도와줄 사람만 구할 수 있다면 병원 밖에서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정도다. 하지만 B 씨는 유일한 혈육인 형과 형수가 퇴원을 반대해 선뜻 병원을 나서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평생 근심은 ‘내가 세상을 떠나면 누가 내 아이를 돌봐줄까’ 하는 문제다. 그래서 법무부가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한 민법 개정안은 기존의 금치산자와 한정치산자에 대한 후견제도 외에 상속재산 문제 등 일시적이거나 특정한 분야에 대한 도움만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한 ‘특정 후견제도’를 담고 있다. 또 후견인이 권한을 남용해 상속재산을 팔아치우는 등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기 위해 후견인 감독제를 도입하고 일정 범위 안의 친족으로 국한돼 있는 후견인 범위를 법인으로까지 크게 넓혔다. 가령 이 씨의 경우에는 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딸 A 씨의 재산을 관리해줄 후견인으로 사회복지법인이나 변호사를 지정할 수 있다. B 씨도 지방자치단체에서 생계지원을 받는 등의 일을 도와줄 사회복지사를 후견인으로 지정하면 병원 밖에 나와 좀 더 자유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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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철 사회부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