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00개 종목 분산방식 탈피… 고수익 예상 20∼30개 선별투자
자문형 랩어카운트처럼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 펀드’가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일반 주식형펀드가 통상 50∼100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것과 달리 압축펀드는 20∼30개의 핵심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특징이다.
올 들어 투자자문사가 선별하는 ‘되는 종목’ 몇 개에 집중 투자하는 랩어카운트가 크게 인기를 끌자 자산운용사들이 비슷한 전략을 쓰는 공모펀드를 우후죽순 내놓고 있는 것이다. 공모펀드인 만큼 랩어카운트보다 수수료가 훨씬 낮고 최소 가입금액에 제한이 없어 일반 투자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 그러나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소수 종목에 압축 투자하기 때문에 하락하면 손실이 더 커질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 ‘분할매수’ 결합된 압축펀드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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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A자산운용도 20개 안팎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PCA 핵심타겟20 주식형펀드’를 이달 초 내놓았다. 자사 리서치팀에서 분석하는 200여 개 종목 가운데 목표 주가와 현재 주가의 차가 큰 종목 40개를 추려낸 뒤 펀드매니저가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20개 핵심 종목을 골랐다. 산은자산운용은 대형주 10개와 중형, 소형주 5개씩 20개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산은 2020주식형펀드’를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에서 판매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 30% 이상이거나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 이내인 20개 종목에 5%씩 같은 비중으로 투자한다. 동부자산운용도 ‘동부파워초이스 증권펀드’를 조만간 선보인다. 이 펀드는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서 하락장에서는 개별 주식의 선물 매도를 통해 리스크를 회피하는 방식을 쓰는 게 특징이다.
○ 조정장, 하락장 때는 더 손해날 수도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20∼30개 종목에 투자하는 일반 주식형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0.93%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9개 종목에 투자하는 KB자산운용의 ‘KB코리아엘리트20 A형’이 운용 순자산 366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1년 평균 수익률도 16.5%로 높은 편이었다. 코스피(11.14%)와 국내 주식형펀드(11.38%)의 1년 평균 수익률을 웃도는 압축펀드도 절반 가까이 됐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1,800 선 돌파를 앞두고 조정 양상을 이어가자 압축펀드도 맥이 빠진 모습이다. 코리아엘리트20 A형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0.67%였다. 18개 종목에 투자하는 ‘하나UBS 빅&스타일 C형’(―0.37%), 29개 종목에 투자하는 ‘현대프레스티지롱텀 A형’(―0.70%) 등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압축펀드 대부분이 최근 1개월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0.75%)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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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