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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王無罪歲하시면 斯天下之民이 至焉하리이다

입력 | 2010-09-08 03:00:00


王無罪歲章의 마지막이다. 無는 ‘∼하지 말라’이다. 歲는 한 해의 豊凶(풍흉)이니, 여기서는 凶年을 가리킨다. 斯는 ‘그러면’이다. 焉은 ‘∼에(로)’의 뜻을 지닌 단정의 종결사로, 至焉은 ‘위나라에 이르러 온다’이다.

양혜왕은 한 지역의 作況(작황)이 나쁘면 다른 곳의 민간 곡식을 옮겨 구휼하는데도 자국의 백성이 이웃나라보다 많아지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물었다. 맹자는 그 정책은 왕도 정치의 이상에 비추어 보면 다른 제후의 정책과 五十步百步일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왕도의 시작과 완성은 백성이 부모와 어른을 봉양하고 또 장송하는 데 유감없게 하며 젊은 백성이 춥거나 주리거나 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라고 보아,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백성의 재산을 제정하지 못하고 개와 돼지가 사람의 음식을 먹도록 내버려두는 데다가 백성이 굶주려 죽는데도 국가의 창고를 열지 않으면서 백성이 더 많아지지 않음을 흉년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마치 칼날이 사람 죽인 것만 알고 칼날 잡은 자가 사람 죽인 사실을 모르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양혜왕은 자신이 백성의 구휼에 진력하는데도 자국의 백성이 이웃나라보다 많아지지 않는다고 푸념했으나, 맹자는 왕도정치를 실행하면 백성이 이웃나라보다 많아지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천하의 백성이 이르러 오리라고 했다.

왕도정치의 적극적 함의는 백성의 재산을 제정하여 춥고 주리는 일이 없게 하고 교육을 통해 인간다움을 성장시키는 일이다. 왕도정치의 소극적 함의는 無罪歲다. 南秉哲이 말했듯이, 한발과 기근은 성현이라도 면하지 못하겠지만 한발과 기근의 해에 백성이 봇도랑에 시신으로 뒹구는 모습을 좌시한다면 누구의 죄이겠는가. 王無罪歲는 정말 신랄하고도 강렬한 警告(경고)의 말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