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미친 10년… ‘도전’이 트레이드마크”
김효준 대표가 취임 10주년 기념 선물로 직원들로부터 받은 액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BMW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본인의 장수 비결에 대해 “시간이 지나면서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지만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풀고자 하는 호기심이 도전정신을 자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장수하는 이유를 무엇보다 뛰어난 실적으로 꼽는다. BMW코리아의 연간 판매 실적이 취임 첫해인 2000년 1650대에서 지난해 9652대로 5배 이상 증가했다. 8월에는 수입차 회사로는 처음으로 월 2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만5000대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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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의 실적이 좋아서 다른 사람들 보기에는 탄탄대로를 달린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도 위기가 있었다. 2002년 “한국에 있는 한 판매대리점의 실제 주인이 김효준”이라는 투서가 BMW 본사에 접수됐다. 본사에서 감사 2명이 한국을 방문해 조사에 들어갔지만 사실 무근인 것으로 결론 났다. 그 후 김 대표는 딜러들과 회의를 할 때 일대일로 하지 않고 관련 직원들을 배석시키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가장 행복했던 때를 “1998년 외환위기 직후 다른 수입차 회사들이 철수할 때 BMW가 한국에 대한 투자를 늘린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가 한국 철수를 고려했던 BMW 본사를 설득한 일은 유명한 일화다. BMW코리아 설립 15주년을 맞아 7월 방한했던 독일 본사의 귄터 제만 아시아태평양남아프리카 총괄사장은 “김 대표는 BMW 본사가 한국 시장이 가진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을 아주 잘한다”고 말했다.
반면 가장 아쉬운 일은 “좋은 사람을 많이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BMW코리아에서 일하던 우수한 인재들이 떠났는데 그들을 붙잡지 못한 게 가장 후회된다는 것. 김 대표는 “더 좋은 기회가 있어서 나간 사람도 있고,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간 직원도 있다”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주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후회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