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6년이상 교육’ 응시자격 제한
곤혹스러운 외교부 휴일인 5일 외교통상부의 일부 직원은 평상시처럼 출근했다. 딸 특채 의혹으로 유명환 장관이 물러난 데다 외교관 선발 방식을 둘러싼 의혹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외교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논란이 끊이지 않는 외교관 채용 방식
7년간 실시됐던 외시 2부 시험을 통해 선발된 외교관은 모두 22명으로 이 가운데 고위직 외교관 자녀는 9명이었다. 영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는 외시 2부 시험은 외국에서 초등학교 이상의 정규과정을 6년 이상 이수한 사람으로 응시 자격을 제한하고 시험 과목도 외시 1부 11과목의 절반 수준인 6과목으로 줄였다.
광고 로드중
이 때문에 외시 2부 시험에 대한 석연치 않은 의혹도 적지 않았다. 2부 시험이 만들어질 당시부터 외교부 일각에서는 고위 간부의 자녀를 합격시키기 위해 만든 제도라는 뒷말이 나왔다. 또 당초 해외에서 오래 생활했던 2부 시험 합격자는 해외연수를 보내지 않기로 했지만 나중에 슬그머니 해외연수를 보내기로 방침이 바뀌기도 했다.
한편으로 외시 시험 과목을 둘러싼 논란도 없지 않았다. 1995년 외시에서는 1차 시험에 몇 차례나 떨어진 고위 인사의 아들이 취약했던 과목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차 필수과목은 1994년 헌법, 영어, 국사, 정치학, 세계문화사였지만 1995년에는 헌법, 영어, 국사, 국제법, 국제정치학으로 변경됐다.
○ 외교부 내 ‘태자당’ 논란
외시 2부 채용과 영어능통자 전형 등으로 인해 외교부에는 부모가 전현직 외교부 직원인 2세 외교관의 진출이 늘어났다. 현재 외교부에는 3급 이상 전현직 고위급 외교관 자녀 27명이 근무하고 있다. 외교부 내에서는 이런 2세 외교관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뛰어난 어학실력을 바탕으로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다.
광고 로드중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 근무 중인 2세 외교관 27명 가운데 14명은 정규 외시를 통과했다”며 “2부 출신도 능력을 보고 선발했기 때문에 외교관 자녀라는 이유만으로 이상한 눈으로 보는 것은 불합리할 뿐만 아니라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