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7호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관통했다. 곤파스는 정오 이후 상륙할 것이라는 기상청 예측보다 반나절 빠른 오전 6시 반경 강화도에 도달했다. 오후쯤 비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수도권 시민들은 밤새 창문이 윙윙거리는 바람에 불안해 밤잠을 설쳤다. 아침 출근길에는 각종 시설물이 부서져 날아가는 위험한 상황도 맞아야 했다. 이 때문에 기상청 예보에 불만을 터뜨리는 시민이 적지 않다.
하지만 빗나간 태풍예보 못지않게 자연재해에 대한 ‘안일한 대응’과 ‘안전 불감증’도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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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은 자연재해가 닥쳤을 때 시민 개개인과 정부, 학교 등 사회 전체가 톱니바퀴처럼 움직인다. 미국은 태풍예보가 나오면 교육당국이 전날부터 학교 휴업 여부, 등교시간 같은 구체적인 결정내용을 가정에 통보한다. 기업들도 직원들의 출근을 늦추거나 재택근무를 권장한다. 일본의 경우 재해 때 비상연락망이나 대피 장소 등을 숙지하고 있는 시민이 많다.
안전 불감증은 안일한 대응을 낳고, 피할 수 있는 피해까지 발생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지구온난화로 기상이변이 늘어나는 요즘 자연재해 피해는 더는 TV 뉴스에나 나오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회사원 A 씨는 이번 태풍이 왔을 때 따로 사는 80대 노모가 태풍에 떨어진 시설물 때문에 넘어지면서 골반 뼈에 금이 갔다는 전화를 받고 가슴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아침 일찍 교회 예배에 다녀오다가 일을 당했다는 어머니에게 “왜 이런 날씨에 밖에 나다니시느냐”고 짜증을 냈지만 “자식으로서 조심하시라고 전화 한 통 미리 드리지 못해 가슴이 찔렸다”고 털어놨다. 이제 자연재해는 결코 남의 일만이 아닌 만큼 안전 의식을 생활화해야 한다.
김윤종 사회부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