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늘리고 美社와 제휴도… 해외 유명브랜드에 도전장
삼성전자의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와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등을 갖춘 LG전자 ‘디오스 빌트인’, 독일 가게나우의 스팀오븐과 전기레인지. 최근 국내 빌트인 가전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왼쪽부터). 사진 제공 삼성전자 LG전자 가게나우
2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빌트인 가전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400억 달러(약 47조8000억 원)로, 이 가운데 한국은 2006년 약 3500억 원에서 지난해 7000억 원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특히 외환위기 여파가 진정되고 건설사 간 아파트 브랜드 경쟁이 본격화한 2000년 이후부터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의 실내 인테리어에서 상품성을 차별화하는 데 빌트인 가전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단품형 생활가전에 주력한 국내 기업들과 달리 독일 지멘스, 가게나우, 밀레 등 유럽 가전업체는 일찌감치 디자인의 통일성을 갖춘 고급 빌트인 가전군에서 국산 브랜드를 앞서고 있다. 예컨대 360년 전통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가게나우는 고급 타운하우스나 주상복합건물을 중심으로 적지 않은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고급주택의 경우 냉장고, 오븐, 쿡톱 등은 수입 빌트인 가전을 쓰고, 눈에 잘 안 띄는 식기세척기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내 제품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LG전자 역시 올해 1월 미국의 대형 빌트인 가전업체인 바이킹레인지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교류 및 해외 유통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어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오븐레인지 등에 동일한 디자인을 적용한 고급 빌트인 제품군인 ‘LG 스튜디오 시리즈’를 선보였다. LG전자는 2014년까지 빌트인 가전에서만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