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빅3’…실력도 외모순? 주말 개막될 프로배구 컵 대회 최대 이슈는 ‘꽃미남 3인방’의 대결이다. 한국남자배구의 거포 문성민-박철우-김요한(맨 왼쪽부터)이 펼칠 강타 대결에 배구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배구시즌 앞두고 9일간의 몸풀기
남자부 6개팀·여자부 6개팀 참가
한국 컴백 문성민 활약 최대 관심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프로배구가 다시 시작된다.
시즌에 앞서 컵 대회 개념으로 열리는 2010 IBK 기업은행컵 대회가 28일부터 9월 5일까지 9일간 수원에서 펼쳐진다.
방식은 남녀 동일 A, B 2개조로 나뉘어 예선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2위 팀이 4강 준결리그를 벌여 결승진출 팀을 가린다.
뭐니뭐니해도 배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한국 남자배구 ‘빅3’로 불리는 꽃 미남 스타 문성민(현대캐피탈) 박철우(삼성화재) 김요한(LIG손해보험)의 맞대결이다.
○‘한국 코트 컴백’ 문성민 효과는?
문성민(24)은 한국 최고 거포로 평가받는다.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럽으로 진출, 2008년 세계 3대 배구 리그 중 하나인 독일 분데스리가 프리드리히샤펜에 입단했고, 지난 해 터키리그 할크방크로 이적해 2시즌 동안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문성민은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2008년 월드리그에서 파워 넘치는 강타로 득점왕 및 서브왕을 차지했으니 실력도 확인됐다. 현대캐피탈이 문성민의 영입을 확정한 뒤 “이제야 진정한 우승 전력을 갖췄다”고 선언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에게 레프트 보직을 맡겼다. 프리드리히샤펜과 할크방크에서 뛸 때 라이트와 레프트를 오간 바람에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어 포지션 확정은 더욱 반갑다.
문성민도 “레프트로 뛰게 됐으니 진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성민 효과’는 현대캐피탈에게만 국한되는 건 아니다. V리그 전체 판도에 긍정의 변화를 줄 수 있다. 황동일(LIG손해보험)과 신영석(우리캐피탈) 등 문성민과 아마추어 시절을 함께 한 동기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향후 V리그 시즌이 기대되는 까닭이다.
문성민이 현대캐피탈로 옮기자 박철우(25)가 삼성화재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그러나 특별할 것은 없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딸 신혜인과 연인 관계인 박철우가 ‘예비 장인’의 품에 언제쯤 안기느냐는 시기가 문제였을 뿐, 이미 박철우의 삼성화재 행은 기정사실처럼 비쳐졌었다.
어쩌면 이러한 세간의 시선은 부담스러울 수 있을 터. 하지만 박철우는 “사적인 일을 생각했다면 삼성화재에 오는 일은 결코 없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전통의 명가’ 삼성화재는 남자 선수로서 최고 액수인 연봉 3억 원에 박철우를 영입했다. 더욱이 지난 시즌 V리그를 평정할 때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특급 용병 공격수’ 가빈 슈미트와 재계약을 확정했기에 박철우와 가빈이 이루는 콤비네이션 공격 플레이는 신 감독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LIG손해보험 레프트 김요한(25)도 있다. 그는 항상 ‘이번에는’을 외쳤지만 항상 ‘역시나’로 끝나는 부진한 팀 성적으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고질인 허리 통증으로 안타까움은 더하다. 그래도 김요한에게는 특유의 오기가 있다. 수려한 외모 속에 감춰진 강한 승부욕은 누구도 따를 수 없다고 배구 인들은 입을 모은다. 문성민도 자신의 라이벌을 지목해달라는 물음을 받을 때마다 김요한을 꼽아왔다. 자존심과 팀 성적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김요한의 새 시즌은 어떻게 열릴까. 문성민-박철우의 그늘에 가려진 ‘2인자’로 남을지, ‘1인자’로 우뚝 설지 오직 김요한 본인에게 달려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