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인천컵’ 출전 김세형씨 부부김씨, 등반추락 장애 딛고 35회 완주아내는 남편 내조-암치료위해 심판돼
22일 열리는 2010 인천컵 국제트라이애슬론대회(주최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후원 인천시 대한체육회 동아일보) 출전자 가운데 트라이애슬론 마니아 부부가 눈길을 끈다.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장애를 극복한 김세형 씨(50·사진 왼쪽)와 내조 및 암 극복을 위해 트라이애슬론 3급 심판 자격증을 딴 구종남 씨(44)다.
김 씨는 2004년 암벽등반 도중 추락해 3개월간 병원 신세를 졌다. 병원에서 “의족 없이는 일어서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을 만큼 암담한 상황이었지만 김 씨는 끈질긴 노력 끝에 병원문을 걸어서 나왔다. 트라이애슬론 엘리트 선수인 큰아들 성권 씨(24)의 권유로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한 김 씨는 그때부터 걷기 뛰기 수영 사이클로 일상을 꾸렸다. 김 씨는 “아내는 해운대 출신이라 수영에 능했지만 나는 수영을 전혀 못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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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유방암을 극복한 구 씨는 내조와 적극적인 삶을 되찾기 위해 트라이애슬론 3급 심판 자격증을 땄다. 2009년 자궁암과 난소암이 찾아왔지만 일을 그만둔 적이 없다. 현재 완치 단계에 접어든 구 씨는 “심판 일은 제 삶의 활력소이자 약이다. 아픈 몸으로 대회장에 나가서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직접 뛰는 것 같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관록의 트라이애슬론 커플도 반드시 지키는 철칙이 있다. 바로 기록에 욕심내지 말자는 다짐이다. “남편이 사고로 누워있을 때 처음엔 서게만 해달라고 빌었다. 지금도 항상 즐기는 레이스를 강조합니다. 22일 인천 송도에 오시는 모든 분이 안전하게 완주하고 행복한 마음만 가지고 가정으로 돌아가길 바라요.”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