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선 타고… 여객선보다 3배 걸려 출렁출렁… “와! 독도다”
포항해양과학고 손철원 교장(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포항지역 학생 및 교사들이 13일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해맞이호에 승선하기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권효 기자
송 군 등 포항지역 중학생과 교사 등 50여 명은 올해 광복절을 독도에서 맞았다. 독도까지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포항에서 쾌속 여객선을 타고 울릉도로 가는 코스가 아니라 13∼16일 포항해양과학고의 실습선 해맞이호(500t)를 이용했다. 울릉도까지 가는 시간만 여객선보다 3배가량 늦은 8시간이 걸린다. 3일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동해바다 위에서 생활한 셈이다.
그런데도 탐방에 참가한 학생과 교사들의 반응은 오히려 좋았다. 지난 학기 교내에 ‘독도지킴이’라는 동아리를 만든 포항 상도중 윤미애 교사(32·여)는 동아리 학생 6명과 함께 승선했다. 윤 교사는 “국사 교사로서 독도를 처음 방문한 느낌이 무척 설렜다”며 “학생들과 독도 수호 공부를 더 자신감 있게 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1950년 개교한 포항해양과학고는 독도 수호 중점학교를 계기로 개교 60년 만에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930명인 전교생을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550명 선으로 줄이는 대신 5개 학과의 분야별 정예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수산해운계 특성화학교로 바뀐다. 3일 동안 학생들과 동해를 누빈 손철원 교장은 “60여 개 기업과 맺은 협약으로 맞춤형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동일계열 대학 진학으로 취업과 대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독도를 지키는 심정으로 해양수산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1만4000여 명으로 구성된 동창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독도탐방을 함께한 정영생 총동창회장(56)은 “60년 동안 해양수산 인력을 배출해온 학교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