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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제뉴스]어닝 시즌과 증시 어떤 상관성 있나요

입력 | 2010-08-17 03:00:00


[?] 증시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어닝 시즌’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 같은 용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용어들의 의미는 무엇이며 주가와는 어떤 상관성이 있나요?

실적발표 집중된 ‘어닝 시즌’ 성적표따라 증시 희비
기대이상 ‘어닝 서프라이즈’ - 기대이하 ‘어닝 쇼크’


올 들어 국제 증시는 남유럽발 재정위기에 미국 경기 부진이라는 원투펀치를 맞았습니다. 하지만 해외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면서 선방해 왔습니다.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주요한 동력 중 하나가 국내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입니다. 선진국들의 경기 회복 둔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증시에서 기업 실적은 국내 증시의 주된 상승 엔진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기업 실적은 주가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 중 하나입니다. 어떤 투자자든 실적이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건 당연합니다. 실적이 좋다는 건 그만큼 잠재적 성장력과 투자 가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분기별이나 반기별로 실적을 발표합니다. 2000년 이후부터 분기 보고서 제출이 의무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매해 분기 결산일로부터 45일 이내에 매출액, 영업이익 등의 실적을 공시합니다. 각 기업의 결산월이 언제냐에 따라서 분기별 실적 발표 시기도 달라집니다.

국내 기업들은 3, 6, 9, 12월에 결산을 합니다. 이 중 대부분은 12월 결산을 선택하고 있습니다. 12월 결산 법인들을 기준으로 보면 1분기(1∼3월)가 끝난 후 5월 15일까지 분기 실적을 내야 합니다. 2분기(4∼6월)는 7월 중순에서 8월 초순, 3분기(7∼9월)는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순, 4분기(10월∼12월)는 다음 해 1월 중순에서 2월 초순에 실적을 발표합니다.

국내 증시에서 통상 12월 결산법인들의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기간을 ‘어닝 시즌(Earnings season)’이라고 부릅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서 한국 증시도 미국처럼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주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 ‘어닝 쇼크’ 등은 모두 이 시기에 발표되는 기업 실적과 연관된 용어입니다.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란 ‘깜짝 실적’이란 뜻으로 시장의 컨센선스(실적 예상치)와 다른 경우에 쓰입니다. 예상치보다 웃돌든 밑돌든 모든 경우에 다 쓰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좋은 실적을 낸 경우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반대로 ‘어닝 쇼크(Earnings Shock)’란 추정치보다 저조한 실적을 낸 경우에 쓰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처음으로 5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미리 공개한 잠정실적(가이던스)보다 약간 웃도는 수치로 상세히 살펴보면 2분기 매출은 37조8900억 원, 영업이익 5조100억 원, 순이익 4조2800억 원의 실적을 거둬들였습니다. ‘어닝 서프라이즈’로 화제를 모은 사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면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인한 악재로 현대산업개발의 2분기 영업이익은 409억 원으로 시장 예상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런 경우를 ‘어닝 쇼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공개에 증권사, 투자자 및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어닝 시즌에는 기업 실적의 향방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등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식 시장이 약세인 경우 기업의 성장성보다 실적이 중시되어 주가의 움직임이 더욱 커지기도 하고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들에는 투자 자금이 쏠리는 실적 장세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어닝 시즌에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나 실적 호전주가 인기를 끕니다. 하지만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기 마련이니 종목별 검토를 신중하게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간을 이용해 적절한 차익을 실현하고 주식을 매도할 수도 있고 새로운 저평가 성장주를 찾아 투자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어닝 시즌 이슈에 꾸준히 관심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실적 시즌이 분기마다 돌아오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투자 전략을 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