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밝혔다.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에 대해 불안감이 적지 않았지만 막상 정책당국이 추가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고 나서자 시장 참여자들은 실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와 함께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현실화됐다. 7월 전년 동기대비 수입증가율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7월 소매판매증가율도 예상치인 18.5%를 하회하는 17.9%였다. 경기확장 속도가 둔화되는 모습이 관찰된 것이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숫자의 둔화가 아니라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는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중국의 경우에는 부동산가격 상승률과 신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고, 경기확장 속도마저 둔화되고 있어 긴축 강화보다는 긴축 완화로 정책 노선을 변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타 주요국 중앙은행도 하반기 경제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책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형성되고 있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증시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유동성 확보라는 긍정적인 측면 또한 존재하고 있다.
금융시장에 확보된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증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그럴 만한 유인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 현황과 기업들의 성장성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게다가 8.7배라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낮은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은 투자 메리트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신흥시장 관련 펀드에는 11주 연속으로 투자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으며, 한국 관련 펀드에도 9주째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 유동성 확보에 따른 투자자금의 증가는 국내 증시에서 하락 압력을 방어해 주는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