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코스피 상장...“4년후 스포츠브랜드 세계 4위로”
○ 생산기지 과감히 옮겨 생산비 절감
본사 인수 이후 3년 만에 상장하게 되는 휠라코리아는 인수 직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세계시장 매출을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또 중국 생산기지를 과감히 옮긴 것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휠라의 입지를 넓혔다. 특히 가장 큰 시장이지만 인수 전부터 적자에 허덕이던 미국 시장을 구조조정해 올해 첫 흑자로 전환시켰다. 미국에서 고가 전략을 썼던 직영매장을 과감히 정리하고 미국 전역에 매장이 있는 대형 유통채널과 손잡으면서 올 상반기 미국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63% 늘었다. 남미(70%) 호주(22%) 대만(67%) 등도 매출이 급등했다.
윤 회장은 본사 직영체제로 운영되던 사업구조를 본사를 인수한 이후 라이선스 체제로 바꾸고 각국에 재량권을 주는 현지화 전략을 쓴 것이 성공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휠라코리아는 한국과 미국만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 지역은 현지 파트너를 발굴해 공략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현지 스포츠브랜드 1위 업체인 ‘안타’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유럽 남미 일본 등에서는 반영구적인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휠라코리아는 작년 로열티 수입으로만 3800만 달러(400억여 원)를 올리는 등 매년 라이선스 업체들로부터 매출액의 3∼7%를 수수료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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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휠라 신발을 만드는 공장이 진장 지역에만 30여 개. 한 해 6억6000만 켤레의 신발을 수출하는 진장에서 휠라는 1년 만에 최대 바이어로 자리 잡았다. 이동현 휠라소싱센터 소장은 “앞으로 중국보다 생산비가 더 싼 인도네시아 등으로 공장을 옮겨 생산비를 더 절감할 계획”이라며 “내년 생산 비중을 중국 60%, 인도네시아 40%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2014년까지 글로벌 매출을 24억 달러로 늘려 글로벌 4위의 스포츠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 “휠라 본사 인수 과정의 마지막 단계”
윤 회장은 이번에 상장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2007년 본사 인수 때 했던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상장에 나선다”고 밝혔다. 휠라코리아는 2007년 본사 인수 자금 4억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권에서 3억 달러를 빌린 것 외에 삼성증권과 화인파트너스, 미래에셋자산운용, 군인공제회를 FI로 끌어들였다. FI들에게 ‘인수 이후 3년 이내 상장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주당 2만 원에 전환상환우선주 275만 주(550억 원)를 발행해 투자를 받아낸 것이다.
윤 회장은 “글로벌 라이선스를 맺은 업체들로부터 브랜드 사용기간을 반영구적으로 보장하는 대신 로열티 일부를 선금으로 받아 은행 차입금을 1년 6개월 만에 갚았다”며 “이제 상장으로 FI의 투자자금을 갚을 차례”라고 강조했다. 이런 자금 조달 방식은 해외에서 “가장 큰 규모는 아니지만 최상의 기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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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장=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