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집앨범 ‘허리케인 비너스’로 국내 복귀한 보아댄스-발라드 섞여 몰입도 떨어져소녀풍 벗은 힘찬 발라드 아쉬워
11곡이 수록된 새 앨범은 댄스곡이 절반, 미디엄 템포 및 발라드곡이 절반이다. 타이틀곡 ‘허리케인 비너스’를 비롯해 ‘게임’ ‘데인저러스’ ‘아드레날린’ ‘렛 미’ 등 댄스곡은 요즘의 가요 트렌드를 따라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강렬한 비트로 스케일을 키웠다. 무엇보다 기존 유행을 그대로 따른 것이 아쉽다. 반면 ‘옆 사람’ ‘한별’ ‘돈트 노 왓 투 세이’ ‘로망스’ 등의 발라드는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를 반주로 깔아 차분한 분위기를 냈다. 하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댄스곡과 발라드곡이 교차로 배치돼 있기 때문에 각 곡이 ‘물과 기름’처럼 분리돼 앨범을 내리 감상하기엔 몰입도가 떨어졌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보아의 목소리엔 ‘넘버원’(2집)과 ‘아틀란티스 소녀’(3집)처럼 멜로디가 쉽게 들리는 곡이 가장 잘 어울리는데 이번 앨범은 일렉트로닉 트렌드를 따르다 보니 대중 반응도 엇갈린다”고 밝혔다.
발라드곡들은 ‘늘…’(2집) ‘오늘 그댈 본다면’(5집) 등의 소녀풍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비욘세의 ‘리슨’처럼 웅장하고 힘 있는 발라드를 시도해 크게 성장한 모습을 각인시켰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5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한국 무대로 돌아온 가수 보아. 격렬한 댄스를 추면서도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은 그의 강점이지만 ‘아티스트 가수’로서의 진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사진 제공 SM엔터테인먼트
그의 핵심 경쟁력인 가창력은 여전하다. ‘로망스’에서 재즈 풍 발라드를 시도한 것은 신선하다. 다른 곡에는 10대 때의 아기 같은 목소리가 남아있는데 ‘로망스’에서는 어린 목소리를 자제한 대신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의 연주에 맞춰 성숙한 음색을 냈다.
결론적으로, 보아는 아직도 ‘아이돌’과 ‘아티스트 가수’ 사이에서 애매하게 서 있다. 이제는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아티스트 쪽으로 입지를 굳혀야 한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